미국의 양적완화를 반대하던 유일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이사가 퇴임의사를 밝혔다.
케빈 워시 연준이사는 1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보내 올해 3월말 연준 이사직 사임의사를 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2006년 2월 연준 이사로 임명된 워시 이사는 임기가 2018년 1월까지로 앞으로 7년이 더 남아 있다.
연준 역사상 최연소에 해당하는 35세의 젊은 나이에 연준 이사로 임명된 워시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법률가로 경제분야에 이렇다할 경력이 없는 점 때문에 그의임명을 두고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워시 이사는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 벤 버냉키 연준의장의 최측근 참모역할을 하면서 도널드 콘 전(前) 연준 이사회 부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과 함께 버냉키의 `이너서클'의 핵심 멤버로 부상했다.
워시 이사는 그러나 지난해 11월 2차 양적완화에 대해 연준 이사회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하며 주목을 끌었다.
당시 그는 연준이 총 6000억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워시 이사의 사임 이유가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고수해야 한다는 버냉키 의장과의 견해차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워시 이사가 공화당 정계인사들과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은 버냉키 의장의 대(對)의회 교섭력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7명 정원인 연준 이사회는 현재 1명이 공석인 채 6명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워시 이사의 사임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2명의 이사를 새로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공석인 이사 자리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다이아몬드 MIT 교수를 연준 이사로 임명했으나 의회의 인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