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북]‘합리적 가격’ 알아야 돈이 보인다

입력 2011-01-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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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프라이싱/자그모한 라주·Z. 존 장 공저/차송일 옮김/럭스미디어 펴냄/1만8000원/324쪽

최근 ‘물가와의 전쟁’이 전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정부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위해 전방위로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높은 가격만이 과연 기업의 고수익을 보장할까. 가격은 기업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객이 지갑을 열 때 가장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는 역시 지불해야 할 돈이다. 그렇다면 경영자들은 가격을 놓고 얼마나 고민하는가. 뜻밖에도 경영자 10명 중 9명은 가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스마트 프라이싱(Smart Pricing)은 미국 워튼스쿨의 자그모한 라주 교수와 Z. 존 장 교수가 수천 명의 기업 임원, 경영전문가, MBA, 학부생 등에게 10여 년간 강의하고 컨설팅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 기업이 최대한의 수익을 내는 가격을 책정하는 법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사례를 중심으로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가격책정을 하게 하는 전략부터 공짜 가격이나 할인정책, 경쟁자들과 가격전쟁을 치르는 법, 가격책정 전략을 통해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 등 가격을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 전략과 전술, 거기에 따르는 갖가지 문제점을 다룬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 중 ‘가격책정 전략’을 가지고 그것을 뒷받침할 시장조사를 수행하는 곳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어떤 연구자는 단 8%의 기업들만이 ‘합리적 시장참가자’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영자 10명 중 9명은 스마트하지 않은 셈이다. 지은이들은 이 책의 서두에서 경영자들이 ‘가격’ 조정하기를 매우 꺼려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한다.

경영자가 기업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조정할 수 있는 레버는 ‘판매량’, ‘변동비용’, ‘고정비용’, ‘가격’ 등 네 가지이다. 이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단연 가격이다. 다른 모든 요인이 같다고 할 때, 고정비용을 1% 절감하면 기업의 수익성은 평균 2.45% 상승한다. 판매량을 1% 늘리면 수익성은 3.28% 가량 높아진다.

변동비용을 1% 감축하면 수익성이 6.52% 증가한다. 그러나 가격을 1% 조정하면 기업의 수익성은 자그마치 10.29%나 증가한다. 일부 산업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실이다.

기업이 가격을 조정하기 꺼리는 것은 가격을 조정해 얻는 이익이 큰 만큼 피해의 크기 또한 클 수 있고, 고려해야 할 요소도 다른 레버보다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수익성을 10% 이상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있겠는지 저자들은 반문한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가격을 조정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결과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격 레버를 조정하면 위험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갖가지 유효한 방법론들과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한다.

반면 가격을 기업의 상품 판매를 위한 전술적 도구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지적한다. 가격은 제품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스마트한 가격설정은 고객에 대한 깊은 지식과 좋은 경제적 직관 외에도 현장 감각까지, 셋의 조화를 요구하는 예술이고, 과학이라는 것이 이책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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