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해외 수요 호조로 완만한 회복"
일본은행(BOJ)은 25일(현지시간) 열린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의 금융정책을 유지하기로 하고 2010년도 경제성장률과 2011년도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해외 수요가 경기 회복을 돕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0~0.1%로 동결하고 장기국채와 회사채, 지수 연동형 상장투자신탁(ETF), 부동산투자신탁(JREIT) 등 금융자산 매입 규모는 5조엔으로, 30조엔 규모의 저리 고정금리 대출 프로그램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또 작년 10월 발표된 경제물가정세 전망(전망보고서)에 대한 중간평가를 통해, 작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플러스 2.1%에서 플러스 3.3%로 상향수정하고, 2011년도 근원 소비자물자지수(CPI) 전망치는 플러스 0.1%에서 0.3%로 상향 수정했다.
HSBC증권의 시라이시 세이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 회복세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면서도 "만일 엔화 강세와 정치적 압력이 있을 경우 3월쯤 추가 완화 가능성이 30% 가량 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금융정책에 대해 현상 유지를 결정했지만 엔화 시세에 따라 추가 완화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오는 8월 실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개정에서 전년 대비 변동률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고, 일본은행에 대한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의 몬마 가즈오 조사 통계국장은 지난 19일 "일본의 작년 10~12월 실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신흥국의 강력한 성장을 배경으로 올 1~3월에는 소폭이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작년 10~12월 GDP 성장률은 9.8%로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으며 일본을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에서 밀어냈음을 입증했다.
노무라 증권의 마쓰자와 나카 수석 투자전략가는 “일본은행이 경기 판단을 한걸음 전진시킴에 따라 추가 완화 가능성은 낮다”면서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이 "일본은행의 정책은 거의 모두 나왔다"고 말한데다 주가 상승을 배경으로 정치적 압력도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RBS증권의 니시오카 준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이 달러에 대해 달러당 82~83엔대로 교착상태에 있어 미국에서 악재가 나올 경우 달러 약세 리스크가 우려된다”며 “엔화 강세ㆍ달러 약세와 그에 따른 주가 하락 리스크는 남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8월 CPI 기준 개정을 불확실한 요소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일본은행은 2011년도 근원 CPI가 전년 대비 0.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기준 개정으로 근원 CPI는 0.5% 하향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신슈대학의 마카베 아키오 경제학부 교수는 “근원 CPI 하향 수정에 따라 2011년 내 디플레 탈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