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실질적 노동력은 크게 늘지 못했고, 대학 진학률과 연간 근로시간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는 투자 증가로 자본이 획기적으로 축적되거나, 주어진 자본과 노동을 결합하는 기술이 크게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반기업 정서가 팽배해 있다면 기업의 투자의지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의 대립적 노사관계가 지속된다면 자본과 노동의 효율적 결합도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너무 비관만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반기업 정서의 대부분이 오해와 편견에 기인하며 대립적 노사관계 역시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은 불확실성을 성공적으로 떠맡는 대가로 얻은 이윤을 바탕으로 소득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복지증진에 기여한다. 하지만 최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부를 중요시 하면서도 부를 이룬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타인의 기회를 빼앗고 부정적인 방법을 통해 이윤을 창출했을 것이란 오해와 편견에 기인하는 것이다.
기업은 다른 사람의 부를 빼앗아 이윤창출을 하는 것이 아니다. 창조적이면서 혁신적인 경영을 통해 불확실한 이윤을 현실화시킴으로써 우리가 나눠 먹을 파이 자체를 크게 만드는 것이다.
대기업·정규직 노조는 그간 우월적인 협상력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고, 그 결과로 발생한 높은 노사관계 유지비용은 상대적 약자인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전가됐다. 이런 불균형 속에서 대기업·정규직 노조는 기득권 유지를 위해,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 해소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의 노사관계이다.
이제 기업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공헌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부도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올바른 이해와 반기업 정서 완화를 위해 온정주의적 보호보다는 시장원리에 입각한 적극적 경제활동이 우리 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
또한 대기업·정규직 노조 역시 그간의 편파적 기득권이 초래한 부정적 결과를 인식하고 근로자 전체를 위한 상생의 노사관계가 과연 어떤 것인지 숙고한다면 잠재 성장력 제고는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