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기간 5.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8년 12월의 5.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가 출하될 때 잡히는 일종의 '도매물가'로, 2~3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생산자물가가 이처럼 치솟은 것은 농산품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농림수산품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1.1%로 11월 20.9%에 이어 두 달 연속 올랐다. 공산품과 서비스도 6.0%와 1.9%씩 상승했다.
농림수산품 가운데 과실류가 82.9%가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주도했다. 사과와 배가 77.1%와 72.2%씩 급등했으며, 감(단감) 55.4%, 귤 50.6% 올랐다.
채소류와 수산식품는 41.4%와 28.5%씩 올랐다. 배추와 무가 210.4%와 170.8% 올랐으며 마늘 131.3%, 파 78.3% 급등하는 등 김장채소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민 생선'인 고등어 가격은 전년보다 77.3% 급등해 오른 가격을 실감케 했다.
공산품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석유제품(11.3%), 화학제품(10.3%), 1차금속제품(17.7%)이 많이 올랐다. 특히 석유제품은 11월 6.5%보다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서비스는 운수와 통신의 하락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의 연평균 생산자물가는 3.8%를 기록하며 2009년 -0.2%보다 대폭 상승했다. 이중 농림수산품의 연평균 등락률은 9.0% 상승했으며 공산품과 전력수도가스도 각각 4.2%와 4.0%씩 올랐다.
한은 물가통계팀 이병두 차장은 "농림수산품 가격이 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많이 올랐다"면서 "여기에 다음달 설을 앞두고 농작물 출하지연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연평균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도에 내림세였던 것과 비교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면서 "동, 니켈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