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처럼 외국계 금융사들도 한국시장에 속속 진출해 있다. 금융위기 이후 빠른 성장세와 함께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투자처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6월말 현재 국내에는 15개국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대다수 진출해 있는 가운데 미국계 은행 5개, 영국계 4개, 일본계 4개, 중국계 4개, 프랑스계 4개 등 37개 외국계 은행의 52개 지점 등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중 영국계 HSBC은행은 11개 지점으로 국내 진출 외국은행 중 가장 많은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뒤로는 중국은행 4개, 중국공상은행 2개, 필리핀 메트로은행 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은행들은 각각 1개의 지점으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외은지점)들의 영업실적은 하락한 상태다. 금융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외은지점의 실적이 전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44.1% 나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7개 외국은행 52개 국내 지점의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은 9400억원으로 2009년 상반기(1조6800억원)에 비해 7400억원(44.1%) 줄었다. 이에 따라 외은지점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5%로 0.27%포인트 하락했고 순이자마진(NIM)도 2.18%로 0.02% 떨어졌다.
외은지점의 순익 감소는 외환 및 파생상품 부문에서 작년 상반기에 1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이 주요 원인이다. 2009년 상반기의 경우 외은지점은 외환·파생상품 부문에서만 1조6000억원의 이득을 거뒀다.
금감원 관계자는 “2009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상승 등 시장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에 외은지점이 외환·파생상품 부문에서 대규모 이득을 봤지만 작년에는 금융시장이 안정돼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잇따라 도입한 규제로 향후 외국은행의 추가적인 국내 진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선물환 포지션 규제와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은행세 도입 등 자본유출입 규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외화부채와 단기 차입 비중이 높은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외은 지점)에 대한 규제 역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계 대형 은행들이 국내 진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진출한 보험사도 상당수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외국계 손해보험사는 17곳으로 최근 3년간 6개 보험사가 신규 진입했다.
프랑스계 악사손보를 비롯해 독일 에르고다음다이렉트, DAS법률비용보험이 현지법인으로 등록돼 있으며, 미국 AHA, ACE, 젠워스모기지 등이 지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 스위스계의 스위스리와 독일 뮌헨리, 쾰른리, 일본계 동경해상 등이 전업 재보험사로 진출한 상태다.
이들은 장기손해보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목을 판매하는 국내사와 달리 온라인 자동차보험, 모기지보험, 법률비용보험 등 특화된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9월 현재 외국계 보험사의 당기순익은 전년동기보다 286억 증가한 344억원을 기록했다. 질병보험의 손해율 하락, 재보험사의 실적이 호조되면서 보험영업손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지점의 이익금 본사 송금 등에 따라 자산총액은 전년말보다 178억원 감소했다.
올해 1월 중순경 ACE그룹의 뉴욕생명 인수 승인이 나면 ACE그룹은 AEC손보 외에 AEC생명도 운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