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휴대폰, 작아지는 노트북

입력 2010-12-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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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시장은 우리 것"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일상에서 필수품이 돼 버린 휴대폰과 효과적 비즈니스,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노트북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그동안 휴대폰과 노트북은 휴대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지만 음성통화와 멀티미어어라는 고유 영역을 지켜오며 IT기기 시장의 양대 축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하나의 기기로 음악, 게임, 인터넷 등이 실현되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이들 역시 고유 영역을 지키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상용화 시기도 1980년대로 비슷해 태블릿 시장에서 어느 영역의 기술력이 우위에 설지도 벌써부터 관심사다.

태블릿 시장은 이 같은 휴대폰의 멀티미디어화, 노트북의 휴대폰화가 불러온 새로운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새 손바닥보다 작던 휴대폰은 7인치까지 커지게 됐고, 6kg에 달하던 노트북은 25년 새 0.6kg으로 무게뿐만 아니라 사이즈까지 작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대의 트렌드를 주도한 휴대폰 = 처음 휴대폰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자동차나 고가의 액세서리와 같이 ‘부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금과 같은 정액 요금제나 초당 과금제가 없었기 때문에 휴대폰은 일반 서민들에게 그저 ‘걷치레’에 불과했다.

실제로 지난 1983년 모토로라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바(Bar) 타입의 일명 ‘벽돌폰’이라 불리던 이 제품의 경우 단말기 가격이 150만원을 훌쩍 넘는데다 설비비 역시 88만5000원을 부담해야 개통이 가능했다. 개통료도 현재 통신비의 2배가 넘는 2만7000원, 통화료도 거리에 따라 다르게 책정됐다.

이 같은 휴대폰이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대중으로 흡수되는 등 사회의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콘이 되기 시작했다. 휴대폰이 등장한지 27년이 흐르면서 최초로 상용화된 바(Bar) 타입의 제품을 시작으로 플립, 폴더, 듀얼폴더, 슬라이드, 풀터치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최초로 상용화된 모토로라 휴대폰은 22.8cm, 폭 4.5cm, 두께 12.7cm, 무게는 무려 1.3kg에 달했다. 지금의 웬만한 노트북 무게와 흡사한 수준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1988년 삼성전자가 SH100이라는 제품으로 첫 휴대폰 양산에 들어갔지만 이 역시 ‘벽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휴대폰은 전체 무게를 200g으로 줄인 ‘플립형’을 거쳐 90년대 후반 폴더형으로 진화해 본격적인 대중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모토로라 ‘스타택Ⅰ’의 무게는 약 88g으로 4년간 약 130만대가 팔리는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제품을 탄생시켰다.

이후 휴대폰이 대중화 되며 기존 폴터 타입에 외부 액정을 활용, 시계 기능을 장착한 ‘듀얼폴더’, DMB의 상용화로 편하게 시청이 가능한 ‘가로본능’의 가로형 휴대폰이 출시됐다.

휴대폰은 2000년에 들어서며 기능보다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슬라이드폰은 휴대폰이 단순히 통화만하는 기기라는 인식을 바꿔놓는다. LG전자의 초콜릿 시리즈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기능을 탑재하다보니 이 때부터 휴대폰은 다시 커지는 과정을 겪는다.

현재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풀터치폰은 태블릿 시장을 겨냥해 액정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스마트폰으로 분류된 제품 중에는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가장 큰 7인치를 채용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날개단 노트북 = 그동안 노트북은 실용성과 기능 등 모든 측면에서 데스크톱을 넘어서지 못했다. 사용처도 애매해 잦은 이동이 불가피한 세일즈맨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인식됐다.

초기 노트북의 무게는 무려 6kg에 육박에 도저히 노트북이라고 불리지 못할 정도로 무거웠다. 이런 노트북도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비로소 전성기를 맞게 된 것이다.

노트북은 2010년 처음으로 데스크톱 출하량을 넘어서는 기념비적 한해를 맞았다. 지난 1분기 노트북 출하량이 87만대로 데스크톱 출하량(7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의 라이프 사이클이 점차 외부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노트북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휴대폰이 태블릿 시장에 맞춰 크기를 키우는 동안 노트북은 25년 새 10분의 1인 0.6kg까지 무게를 줄이며 7인치 액정을 내놓는 등 오히려 작아지고 있다.

컴퓨터 업계에서는 태블릿의 태생 자체가 PC라는 입장이어서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컴퓨터 시장이 태블릿을 가져가야 한다는 견해가 높다.

한창 성장을 거듭하던 넷북이 태블릿PC로 인해 ‘반짝 인기’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태블릿 시장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기능은 강화하고 휴대성을 강조하다보니 작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인 셈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넷북의 기능을 일부 가져간데다, 태블릿PC까지 등장하면서 존폐 여부까지 거론될 위기에 처했다.

기업 역시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하는데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선호하고 있다. 넷북이 크기를 줄이는데는 성공했지만 기업에서 원하는 업무 처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태블릿 시장은 휴대폰과 컴퓨터 업체의 기술력 승부가 본격화 될 것”이라며 “두 분야 모두 확고한 시장을 형성했던 만큼 태블릿 시장에서 누가 우위에 설지 지켜보는 것도 흥밋거리”리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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