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보배ㆍ하이트주정 317억 정리채무 보증...자체해결 못할 땐 지주사가 떠안아야
하이트그룹 박문덕 회장이 계열사들의 빚보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계열사간 정리채무 보증이 지주사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보배와 하이트주정이 현재 회사정리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가 변제할 의무를 갖는 계열사간 정리채무보증 규모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9일 현재 보배와 하이트주정은 회사정리절차를 진행 중이다.
보배는 하이트주정 정리채무 금액 58억2000만원에 대해 지급 보증을 서고 있다. 하이트주정은 보배의 정리채무 금액 258억8200만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하고 있다. 주요 채권자로는 유퍼스트유동화전문유한회사(132억원)와 한국자산관리공사(67억원), 과학기술인공제회(103억원), 신용보증기금(12억원) 등이다. 또 사채로도 50억원을 갚아야 하는 실정이다.
보배의 정리채무 최종상환일은 오는 2015년이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올해 42억원, 2011년 45억원, 2012년 50억원, 2013년 이후 121억원의 정리채무 금액을 갚을 계획이다. 하이트주정의 정리채무 최종상환일은 2014년이다. 올해 9억원, 2011~2012년 각각 11억원, 2013년 이후 25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사 중 보배의 정리채무 계획이 매년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배가 매년 견조한 영업실적을 달성하고 있지만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보배는 지난해 195억원의 매출액과 55억원의 영업이익, 3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3억원을 기록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기록 중이다.
또 보배의 자본잠식 규모가 2008년 -180억원에서 -23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든 것은 전라북도 익산시 마동의 공장용지 외 부동산의 자산재평가 덕이다. 보배는 지난해 공장 부지의 자산재평가를 통해 재평가잉여금이 124억원 발생했다.
이는 영업실적을 그대로 자본잠식 해결에 투입해야 하는 실정으로 채무 상환 능력에는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업계 한 재무 관련 실무자는 "우발채무 성격이기 때문에 향후 상황 여하에 따라 이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회사측으로서도 변제 가능성 여부를 판단해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트주정은 올 4월 현재 현금흐름등급이 ‘CF1’으로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상태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업계평균 104%를 3배가량 웃도는 360%를 상회하면서 채무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두 계열사의 채무보증 불똥이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두 계열사가 서로간의 채무보증 금액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 양사 및 하이트홀딩스가 정리절차 종료시 변제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하이트홀딩스의 3분기 분기검토보고서 주석에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 하이트홀딩스는 보고서 주석에서 보배와 하이트주정 등 양사의 정리채무 금액 317억원을 보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그룹측은 이에 대해 “보배나 하이트주정의 회사정리절차는 법원의 인가를 받아 계획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지주사가 먼저 나서서 처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두 계열사 모두 정리채무 계획에 따라 자체적으로 정리채무 금액에 대한 해결도 가능한 상황으로 하이트홀딩스에 재무적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