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LG' 시작됐다

‘柔’에서 ‘剛’으로 공격경영 드라이브, 구본무 회장 “미래 주도·통큰 투자”

‘인화’와 ‘부드러움’의 기업문화를 강조했던 LG그룹이 공세적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확보를 통해 ‘1등 LG’구현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10일 LG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은 지난 9일 LG전자를 마지막으로 그룹 계열사와의 컨센서스 미팅(CM)을 마치고 “자동차용 배터리, 태앙광, OLED, LED 조명 등 신성장동력 육성 사업에 투자와 인재확보 등을 통 크게 해달라”는 내년 사업전략메시지를 전달했다.

구 회장은 특히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미래에 대한 준비 속도를 높이면서 고객에게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먼저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LG의 입장도 이같은 경영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이날 저녁 코오롱 이동찬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 신덕진 여사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도 “하이닉스 인수할 돈이 있으면 더 좋은 걸 살 겁니다”라며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현재 반도체 시장 2위 기업을 인수할 바에는 다른 업종의 1위 기업이거나, 1위가 가능한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구 회장의 의지는 더 이상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얼리 무버(early mover)’로서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그룹 주력계열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투자시기를 놓쳐 올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 구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적자는 단순한 영업실적의 저조 차원이 아니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타이밍을 놓쳤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노출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구 회장이)이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격경영의 대명사로 불리는 동생(구본준 부회장)을 주력계열사의 사령탑으로 앉히게 된 배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의 의지는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새로운 스마트폰과 스마트TV 제품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또 2011년 상반기까지 태양전지 사업에 투자를 확대. 120㎿에서 330㎿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2차 전지로 특수를 누린 LG화학도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세계 최초 전기차용 배터리 전용공장과 2012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LCD용 유리기판 공장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 1위 업체로서 추격자들의 도전을 일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통신계열사를 통합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오는 2014년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이동통신사 중 가장 먼저 4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LG그룹은 지주회사 체체 전환 이후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 회장이 정치적 영향이나, 사정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1등 LG’건설을 위해 어떤 변혁을 이뤄낼 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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