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자신의 대북정책 만족
북한 내부에서 그동안 3번의 쿠데타 시도가 벌어졌으며 화폐개혁 실패 이후 김정은으로의 후계 이양 과정이 순조롭지 못해 혼란이 가중돼 왔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지난 2월28일 미 국무부에 보고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1990년대에 3번의 쿠데타 시도가 있은 후 김정일은 매우 엄격한 통제 정책을 시행했고 쿠데타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사람은 모두 처형했다.
전문은 이에 대해 "김정일이 도전을 막아낸 비결은 잔혹한 탄압과 국제사회의 지원이었다"며 "북한 정보당국이 군부를 성공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에는 또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와 만나 남북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의 의미를 축소시키며 "한국이 북한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고됐다.
유 전 장관은 당시 청와대가 2가지 중요한 전제 조건을 제시했는데 "핵 문제가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과 한국이 북한에 정상회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가 정권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으며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이 "순조롭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 주한 미대사관이 지난해 1월12일 미 국무부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는 남북관계가 신속하게 개선될 전망이 사실상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은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정책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 임기 말까지 남북 관계를 동결 상태로 둘 각오도 돼 있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
미 대사관은 또 전문에서 "이 대통령의 보수 성향의 보좌진들과 지지자들은 현재의 대치 상태가 어느 정도의 벼랑 끝 전술을 요구하는 것이더라도 북한을 몰아붙이고 더 약화되도록 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라고 밝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20일 캠벨 차관보와 만나 김정일 사후의 북한은 지금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며 북한이 한국, 미국, 국제사회로부터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 장관은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할 경우 한국과 미국 정부는 신속히 한반도 통일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며 이에 대해 한국 기관들은 "의견 차이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