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범현대가 → 현대그룹 변경...'증권' 매각說도
현대상선 최대주주가 범현대가에서 현대그룹측으로 변경됐다는 소식에 향후 지분경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지분경쟁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비, 범현대가를 달래기 위해 현대증권을 넘긴다는 시나리오다.
23일 현대상선은 상환우선주의 상환으로 최대주주가 현대중공업외 1인에서 현대엘리베이터외 14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기존 주주들이 상환우선주를 현대상선에 일부 상환함으로써 지분율 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외14인으로 총 25.49%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17.60%)과 현대삼호중공업( 7.87%)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25.48%보다 0.01%p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현대건설 M&A가 장기화되면서 범현대가와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현대상선 지분경쟁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범현대가를 동원해 현대그룹 흔들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된 순간부터 M&A는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는 순간까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예의주시해온 상태다. 맞수인 현대차그룹의 공략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예측에서다.
실제로 현대그룹과 범현대가는 현대건설을 그룹의 ‘정통성’에 대한 싸움으로 인식하고 있다. 고 정주영회장이 이끈 현대가의 적통을 누가 이어가느냐에 대한 자존심 싸움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그룹은 그룹의 경영권 방어라는 측면에서 사활을 건 인수가 불가피하다.
업계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사활을 걸고 인수하겠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업계에서도 풍부한 자금력 등 때문에 현대차그룹으로의 인수를 점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기에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현대그룹에게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번 딜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대그룹은 자금출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배후로 현대차그룹을 지목하며 자문사 측에 현대차그룹의 예비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매각주간사와 채권단 주주협의회에 현대그룹이 제출한 1조2000억원 규모의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금 증빙내역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와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범 현대가가‘형제의 난’ 당시처럼 현대상선 지분 매입을 통해 경영권 흔들기에 나서고 이에 자금력에서 밀리는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을 달래기 위해 현대증권을 넘긴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현대증권을 매각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은 28.15%에 불과해 매각대금이 실제 현대건설 인수자금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을 가지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현대증권을 넘김으로써 현대차그룹의 불만을 잠재운다는 시나리오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