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북한이 ‘연평도 도발’을 감행한 주요 배경으로 일제히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지목했다.
일본 언론은 23일 북한이 해상이 아닌 한국의 연평도 육상을 포격한 것은 휴전협정 발효 후 처음 발생한 이례적 사태라고 전하고 김정은의 ‘군사적 업적’을 쌓고, 미국을 대화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휴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육상을 공격함으로써 한국 정부와 국민이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남북 대화가 다시 중단돼 관계가 극도로 긴장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우라늄 농축시설 확인에 이은 북한의 이번 포격은 한국전쟁 휴전상태의 불안정성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을 대화에 나서도록 압박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사죄를 요구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 한국 내 북한 친화 세력과 이명박 정권의 대립 격화를 유도하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자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에 의한 군사적 도발.모험은 예상됐던 것이다”라면서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를 위한 군사적 업적 쌓기로서의 돌출행동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국내외 정책이 모두 후계체제 확립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면서 후계자로서 대내외에 공표된 김정은의 직함이 ‘대장’, ‘당 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선군사상을 슬로건으로 하는 군사독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우선 '김정은 대장'의 군사적 업적과 군사적 위대성을 국민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은 김정은의 군사작전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신문은 지난 3월 서해에서 발생한 북한의 공격에 의한 천안함 침몰사건도 ‘김정은 후계체제의 업적 쌓기’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한국 전문가들을 인용, 이번 공격과 최근 원심분리기 공개 등이 북한 내 권력승계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타임과의 회견에서 “김정은은 현재 강경파 군장성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며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군으로, 그 어느 때보다 군의 힘의 커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북 정책 전문가인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도 호주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군을 동원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역의 불안정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