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유치 · 회사 이미지 높이고 수익성까지 갖춰
지난 4월 출시와 동시에 화제가 된 신용카드가 있었다. 바로 IBK기업은행의‘하이(hi) 카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최대 300원을 할인해 준다는 광고 문구는 수많은 뚜벅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IBK기업은행 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현대카드가‘메트로(Metro)-현대카드’를 출시한 것을 비롯해 각 카드사들은 대중교통 특화 카드를 하나씩은 선보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대중교통 특화카드를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회원 유치와 사업 영역 확장에 도움이 된다. 대중교통 특화 카드의 경우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다수 일반인들의 관심을 끈다. 기존에 쇼핑이나 외식 등 다른 업종의 특화 카드는 많았지만 대중교통 특화 카드는 적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니즈(Needs)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출시한 외환은행의 ‘넘버엔 이패스(No N Epass) 카드’는 지난달 말까지 19만장의 발매를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IBK의 ‘하이 카드’ 또한 지난 9일 현재 3만8000명의 회원을 모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의 상품들인 데다 광고도 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적이다.
‘친환경’과 ‘친서민’ 상품이라는 이미지 제고의 효과도 있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가운데 카드사들도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함으로써 친환경에 동참한다는 것이다.
침체된 경기 속에 교통료 절감으로 서민들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는 의미도 함께 담았다.
또한 수익성도 갖추고 있다. 할인 폭이 큰 상품들이 많지만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과 제휴해서 출시했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적다. 일상 생활에서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카드로서 일정 수준의 이용 실적은 보장한다는 특징도 있다.
여기에 메인 카드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도 많아 금상첨화다. 일반적으로 특화 카드의 소비자 중에는 필요할 때에만 해당 카드를 들고 다니고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만큼만 결제하면서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체리 피커(Cherry Picker)들이 많다.
하지만 대중교통 특화 카드의 경우 항상 지갑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외의 업종에서도 결제를 하면서 메인 카드가 되고 이용 실적이 늘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중교통 특화 카드는 별도의 프로모션이 없어도 입소문을 통해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일상 생활에 밀접한 카드라 다른 상품에 비해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