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더 떨어질 것
블랙프라이데이 때 PC 판매량 따라 반도체 가격 저점 갈려
내년 경영 계획 여러 시나리오 가지고 대비
내년 하반기 공급부족 대비해 16라인 양산 예정대로 진행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부사장은 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반도체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포럼’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 공급 부족에 대비해 경기도 화성에 건설 중인 16라인의 양산 시기는 내년 2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 부사장은 16라인의 램프업(rampup, 생산량 확대)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부사장은 “투자 완급을 조절해야 겠지만 건물은 우선 짓고 난 뒤에 (반도체 시황에 따라) 16라인의 램프업은 조정될 수 있다”며 “공급 부족이 오는 시기와 정도에 따라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내부적으로 세워놓고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다”고 말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메모리반도체 공장(16라인) 건설 일정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1Gb 디(D)램 반도체 가격은 지난 5월 2.7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1.53달러 까지 하락해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요인은 PC판매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D램의 공급과잉도 한 몫했다. 결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엘피다가 감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반도체 가격의 바닥이 내년 1분기냐 2분기일 것이냐를 판가름할 분수령은 미국의 연말 쇼필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 부사장은 “블랙프라이데이 때 PC가 많이 팔리면 반도체 가격의 저점이 내년 1분기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2분기까지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 하락세에 대해서는 전 부사장은 “D램 반도체가 3달러 대까지 가격이 치솟은 것은 지난치게 높았던 측면이 있다”며 “전체 산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가격 하락이 정상화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완제품을 만드는 종합 전자업체이기 때문에 타사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전 부사장은 “오랬동안 공급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부족이 온다고 해서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등의 오해는 전혀 받지 않는다”며 “삼성은 종합 전자업체로써 각 사업부가 독립적으로 나눠져 있다”고 말했다.
플래시 메모리의 내년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의 증가와 맥북에어 등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버(SSD)를 사용하는 노트북의 증가가 이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 등 다른 완제품의 수요 증가로 인해 경영 계획을 짜는데 어려움도 있음을 내비쳤다.
전 부사장은 “붐이 일어 좋긴 하지만 PC만 판매될 때는 시장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시장 구도의 전망이 더 어려워 진 점이 있다”며 “향후 D램도 모바일 쪽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직까지 D램 수요의 70% 이상은 PC 부문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