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안 수용 미지수... 연내 판결로 마무리 가능성 높아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상장차익의 공익목적 사용’이라는 서울 고등법원의 권고안에 대해 법률적 검토에 착수했다.
삼성 관계자는 3일 “서울 고등법원이 삼성생명 상장차익 9000여억원을 공익목적으로 사용하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 법무팀을 중심으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며 “내부 검토를 완료한 뒤 오는 5일 조정기일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차 채권단과 삼성측이 5일 합의점을 찾게 되면 11년간 이어진 삼성차 부채 문제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민사15부는 최근 삼성차 채권단과 삼성그룹에 삼성생명 상장차익 가운데 이미 완료된 원금 외에 남은 연체이자 9000여억원을 공익목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양측은 지난 5월 삼성생명 상장 공모가가 11만원으로 책정, 부채원금기준인 주당 7만원을 넘기면서 원금상환 문제는 해결됐지만 연체이자 상환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어진 2심에서 채권단은 지난 11년간 연체이자로 상장차익 9000여억원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했으나, 삼성은 연체이자에 대해 어떠한 약정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법원은 삼성생명 상장차익을 차라리 공익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채권단과 삼성 측에 권고했으며, 채권단과 삼성은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법률적 검토 등을 거친 뒤 법원에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원 권고안에 대한 수용여부는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은 연체이자에 대한 약정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1조원에 육박하는 큰 금액을 내놓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채권단은 삼성차 사태로 인해 10년이 넘게 입은 손실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이 원만한 합의를 위한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얻은 수익 중 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9336억원은 양측이 공동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좌(제3자에게 기탁돼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 경우 돈을 지급하기 위한 계좌)에 보관돼 있다.
한편 오는 5일 법원의 조정권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원은 재조정을 시도하거나 연내에 판결을 통해 10년이 넘게 지속된 삼성차 부채상환 문제를 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