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빨간불 켜진 은행권 부실채권 칼 댄다

입력 2010-11-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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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까지 부동산 PF 부실채권 정리방안 강구

은행권 부실채권(NPL)비율이 2004년 카드대란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공동으로 해법 모색에 나섰다.

특히 부동산 침체와 건설사 구조조정 등으로 부동산PF의 부실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PF 부실채권을 전액 처리할 수 있도록 올 연말까지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은“PF사업장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에 매각하거나 사업장 자체를 정리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사업장을 평가해 회생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의 토지를 조기에 매각, 또는 시공사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면 사업장 자체를 경영정상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건설사 구조조정에 급증한 부실채권 = 3분기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카드대란 직후인 2004년 1분기(2.50%)에 육박하는 수치를 나타낸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부동산PF의 부실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분기 부실채권(NPL)비율은 2.32%로 지난해 같은 기간(1.48%)보다 0.84%포인트 증가했다. 전분기인 지난 6월말(1.94%)과 비교하면 0.38%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PF 부실채권이 포함된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3.19%로 전분기(2.66%)보다 0.53%포인트 크게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 대부분이 포함된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3.80%로 전분기보다 0.75%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규모도 2007년말 7조7000억원에서 2009년 3분기 19조2000억원까지 치솟다가 지난해 연말 주춤한 뒤 올 1분기부터 다시 올라 3분기 3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부동산PF 부실채권은 2007년말 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 3조8000억원까지 치솟다가 지난해 연말 부실채권 정리로 1조2000억원까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4조3000억원까지 늘어났고 3분기에는 3조원 더 늘어난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 부동산PF 부실채권 조속한 정리 = 금융당국은 지난해 부실채권 처리를 은행권에게만 맡긴 것과 달리 올해에는 부동산PF의 부실이 저축은행에 이어 은행권까지 전이되는 것을 막고자 공동작업에 나섰다.

금감원은 은행별로 올해 말까지 부실채권 감축계획을 마련해 적극 추진토록 지도할 예정이다. 이중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건전성 분류를 중간점검하며 사업장이 부실위험에 상응하는 수준일 경우 그에 해당하는 충당금을 연말결산시 적립토록 지도하기로 했다.

또 금융당국은 10월부터 은행권과 공동으로 부동산PF 부실채권 정리 TFT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서 사업장 분류 문제와 부실채권 매각방안을 검토한다.

한편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는 내년에도 은행권의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을 최대 6조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성규 사장은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 은행권에서 2조1000억원(장부가 기준)의 부실채권을 사들였다”며 “올 연말까지는 누적 매입규모를 4조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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