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성 대통령 시대
‘마담 프레지던트(Madame President)’가 유럽을 장악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개방화 시대를 맞아 유럽 국가에서는 대권을 잡은 여성이 속속 생겨나며 여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근대 여성 리더십의 원조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 이후 유럽은 여성 지도자를 수없이 배출하고 있다.
남성보다 더 남성스거운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리더십을 내세워 1979년 영국 총리 자리에 오른 대처 이후 2005년 독일 최초 여성 총리로 당선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다.
옛 동독에서 물리학자로 일하던 메르켈 총리는 정치로 눈을 돌려 1990년 12월 통일 후 첫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듬해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발탁돼 여성청소년부 장관, 환경부 장관 등을 맡았으며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오른 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남성보다 과감한 결단력으로 우파의 집권을 이끌어 낸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긴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조용한 카리스마로 대연정을 이끌어 안정감과 냉철함을 고루 갖춘 ‘독일판 철의 여인’으로 불린다.
메르켈 총리는 현재 유럽의 장기 집권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세계 정치 무대에 가장 자주 등장하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여성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북유럽에서는 특히 핀란드와 아이슬란드가 여성 지도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풍이 가장 거센 곳으로 알려진 핀란드는 지난 6월 마리 키비니에미 총리가 당선되면서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과 함께 총리와 대통령이 모두 여성인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부터 10년째 집권하고 있는 할로넨 대통령은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중동 평화협상 등 각종 현안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기도 하다.
아일랜드의 우먼 파워인 메리 매컬리스 대통령도 1997년부터 13년째 나라를 이끌고 있다.
매컬리스 대통령은 1997년 메리 로빈슨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아일랜드의 2번째 여성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변호사이자 언론인이었던 그는 지난해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69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럽에서 이같이 우먼파워가 거센 이유는 시민혁명 이후 기회평등과 양성평등을 중시해왔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정계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을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