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신도시 시세보다 20~30% 저렴해 민간건설사 '경쟁안된다" 반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첫마을에 공급되는 ‘퍼스트프라임’이 민간 건설사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아파트가 아파트 미분양을 초래한 보금자리주택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세종시 첫마을에 공급하는 퍼스트프라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640만원으로 세종시에서 택지를 공급받아 분양할 예정인 민간 건설사의 분양의지를 완전히 꺽어놨다.
세종시 첫마을에 최초 공급하는 아파트 1582세대의 분양가격은 3.3㎡ 당 606만원~793만원으로 전용면적 84㎡기준 평균 공급가격은 2억2700만원(3.3㎡당 639만원)이다. 이 가격은 인근지역 신도시 시세보다 20~30% 저렴한 수준이다. 또 세종시 내 택지를 공급받아 분양할 예정인 민간 아파트 분양가보다 200만원(추정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도금 전세대 무이자 대출 등 조건도 파격적이어서 실제로 퍼스트프라임 분양가격은 대전 노은지구와 둔산신도시보다 150~350만원가량 싸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세종시 퍼스트프라임 아파트를 ‘제2의 보금자리주택’이라 부르고 있다. 심지어 인근 지역 부동산 업자들 사이에는 ‘로또 아파트’라는 소문까지 번지고 있다. 대전 시내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세종시라는 특성상 미래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대전시 노은지구에 위치한 G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퍼스트프라임 아파트는 강남 보금자리주택과 비교되고 있다”면서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볼 때 퍼스트프라임 아파트는 로또 아파트나 다름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25일 대전 도룡동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분양설명회 자리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LH공사측에서도 퍼스트프라임 아파트가 보금자리주택 이상의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가격이 공개되자 인근에 용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하다. 당초 예상했던 3.3㎡ 당 650만원에 비해 분양가격이 더 싸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사업성이 없어 용지비 할인 등의 문제로 LH공사와 협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원가 수준의 분양가격은 건설사들의 사업 의지를 완전히 꺽어놨다.
작년부터 용지비 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는 10개 건설사(극동·금호·두산·대림·대우·롯데·삼성·포스코·현대·효성)들은 LH공사가 내놓은 분양가격이 민간건설사 분양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에서는 “용지계약을 포기하겠다”며 강한 반감을 표출했다.
A건설사 한 관계자는 “평균 639만원대의 가격에 분양가를 내놓는 것은 우리(10개 건설사)에게 분양 자체를 포기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며 “LH공사 수준으로 택지를 할인해주고 설계변경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약금을 몰수당할것을 감수하더라도 사업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LH공사의 이번 분양가격은 수도권에서 공급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과 다를바 없을 정도로 가격이 싸다”며 “세종시라는 특성상 우리도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이들 건설사는 세종시 내 88만㎡의 부지를 공급받아 2012년까지 1만2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사업성이 부족하다며 사업을 중단한 상태로 계약금과 중도금 등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