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사파리' 경쟁 점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윈도우를 설치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기본으로 탑재돼 있어 웹 브라우저하면 ‘익스플로러’를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윈도우를 설치할 때 약 12개의 웹 브라우저 중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해 설치할 수 있게 바뀌면서 웹 브라우저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가볍고 빠른 데다 매력적인 부가기능으로 무장한 브라우저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떠나 다른 웹 브라우저로 갈아타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은 모질라의 파이어폭스(FireFox), 구글의 크롬(Chrome), 애플의 사파리(Safari) 등이다.
◇ 가장 강력한 라이벌 ‘파이어폭스’=실행 속도나 안정성 측면에서 현재 익스플로러를 가장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 바로 ‘파이어폭스’다. 전 세계 점유율 순위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다음인 2위로 28.5%를 차지하고 있다.
‘파이어폭스’는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며 최초로 탭을 사용한 여러 페이지 동시보기를 지원했다. 실행속도나 안정성 측면에서 익스플로러를 압도해 사용자들의 각광을 받았다.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가 확장 기능 및 테마를 맞출 수 있어 ‘자신 만의 파이어폭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모질라는 1억5000만개 이상(2010년 5월 기준)의 부가기능을 ‘AMO’(addons.mozilla.org)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한 웹 개발자는 “파이어폭스를 쓰다가 익스플로러로 보고 싶으면 확장 기능을 이용해 편리하게 볼 수 있다”며 “익스플로러가 오히려 뒤따른 기능들도 보이고 유용한 기능이 많아 몇년 째 파이어폭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야심작 ‘사파리’=애플의 ‘사파리’ 역시 맥의 끼워팔기로 OS X와 iPod 계열 한정으로 거의 99%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에 밀리고 있지만 애플 특유의 인터페이스와 화려한 기능으로 인해 확실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의 야심작이다.
웹페이지 로딩속도는 파이어폭스나 크롬과 비슷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가 방문한 사이트의 선호도를 자동으로 파악한 뒤 순서대로 화면에 표시하는 ‘톱사이트’ 기능이다.
탭 기능도 시각적인 완성도가 높아 탭을 위·아래 끌어서 분리하거나 여러 개의 창을 하나로 합칠 수도 있다.
한 사파리 사용자는 “새로 공개된 사파리5를 다운 받아서 설치했는데 무척 빨랐다”며 “무엇보다 자주 가는 사이트를 한 눈에 보기 쉽고 탭 브라우저가 분리되는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구관이 명관? ‘인터넷 익스플로러’=경쟁 웹브라우저의 공격으로 전 세계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MS가 ‘익스플로러9’(IE9)를 출시하며 또 한번 기지개를 켜고 있어 관심이 뜨겁다.
‘IE9’ 베타버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럽 권에서 선호하는 웹브라우저인 모질라 ‘파이어폭스’, 구글 ‘크롬’의 장점을 적극 도입한 것이다.
‘IE9’는 웹 표준을 지향한다. 웹 표준이란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 웹사이트 제작 가이드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이제 웹 개발자가 각 웹브라우저에 맞춰 개발할 필요가 없다. 아직은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MS가
타 웹 브라우저의 공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넓은 ‘배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컴퓨터의 하드웨어 가속장치(GPU) 기능을 활용해 웹 사이트 및 응용 프로그램의 보다 빠르게 로드된다.
‘IE9’는 타 브라우저와 비교해 보안이 취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보안 역시 대폭 강화했다. MS에 따르면 추가적인 보안 기능 탑재로 30% 미만의 악성소프트웨어 방지율을 보이는 타 브라우저와 달리 무려 85%에 달하는 방지율로 브라우저 중 가장 안전하다.
한 웹 개발자는 “여러 브라우저 별로 별도의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져 개발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단순히 웹 서핑용이 아닌 결제용으로 쓸 수 있고 호환성 측면에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 제임스 우 한국MS 사장은 “IE9 베타 버전은 그 어느 때보다 개발자의 의견을 많이 수용한 익스플로러”라며 “시스템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웹 고유의 장점을 누릴 수 있도록해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웹의 미학’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