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무역의 94% 관세 철폐
일본과 인도가 양국간 투자와 무역을 자유화하는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에 정식 합의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25일 일본을 방문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지난 6월 시작한 원자력 발전 기술 협력에 관한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기로 하고 희토류 등 희귀금속 개발 협력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지난 2007년 1월에 시작해 4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간 총리는 “EPA 협정을 통해 무역 투자 등의 확대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싱 총리는 “EPA가 되도록 빨리 발효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국간 EPA가 발효되면 향후 10년간 양국간 무역총액의 94%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자동차 범퍼나 머플러의 경우 10%의 관세가 10년간 철폐되고 열연강과 아연 도금 강판에 부과되는 5%의 관세도 5년간 없어진다.
또 디젤엔진에 대한 관세는 6년간 12.5%에서 6.25%로 낮아진다.
일본철강연맹 회장인 하야시다 에이지 JFE스틸 사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아주 긍정적”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JFE는 강판의 모재를 인도의 제휴처에 수출해 현지에서 최종 제품으로 가공하고 난 후 일본 자동차 메이커 등에 공급할 계획이어서 관세 철폐가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요네쿠라 히로마사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도 “이번 EPA가 발표되면 양국간 무역이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의 EPA는 인도로 12번째. 앞으로 페루와 호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과 인도의 EPA 체결은 일본이 거대 신흥국과 맺은 첫 협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도는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제 3의 경제대국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11~2020년 인도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6% 정도, 인구 규모로는 20년 후면 중국을 제칠 전망이다. 또 소비 욕구가 왕성한 중산층의 대두가 두드러지고 있어 잠재성장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루 무역량은 100억달러로 중국과 일본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EPA 발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인도가 경제의 잠재력을 발휘할 경우 도로와 항만, 전력, 통신 등 자국내 인프라 정비가 중요해 산업계의 관심도 높다.
또 전세계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희토류에 대해서도 인도와의 EPA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투자가 요구될 뿐이기 때문이다.
한편 포스코의 경우 인도 오리사주에서 추진 중인 제철소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같은 사업을 추진중인 일본 상사들은 이번 EPA 체결로 현지 진출에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