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법원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격이 감정가를 넘어서는 '고가 낙찰'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지방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자 상대적으로 싼 값에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경매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법원 경매에서 낙찰된 지방 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 포함)는 총 724건으로 이 가운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가 넘는 아파트는 278건(38.3%)에 달했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최초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됐다는 의미한다.
주로 부산, 경남, 대전 등 올해 집값이 많이 오른 지방에서 고가 낙찰이 많았다.
지난 3일 입찰한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남성선파크타운 전용 42.1㎡형은 감정가 4000만원 짜리가 61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52%에 달했고, 지난 19일 입찰한 부산 사하구 모라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5㎡는 무려 33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1억2000만원)의 134%인 1억6098만원에 낙찰됐다.
또 11일 입찰한 대전시 서구 정림동 강변들보람 아파트는 35명이 응찰해 감정가(9000만원)의 110%인 988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고가 낙찰이 속출하면서 지역별 평균 낙찰가율도 상승하고 있다.
이 기간에 부산의 낙찰가율은 평균 103.1%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들어 부산의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것은 지난 5월(100.3%)에 이어 2번째다.
이에 비해 서울과 경기도의 낙찰가율은 각각 79.1%와 77.2%에 그쳤다. 인천은 79.1%였다.
부산과 함께 올해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경상남도는 낙찰가율이 99.3%로 100%에 육박했다.
부산과 경남은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의 비율)도 각각 72.4%, 78%로 서울(37.8%)의 2배 가량에 달했다.
또 울산은 89.8%, 대구 85.7%, 대전 86.4%, 광주광역시가 90.2%를 기록하며 전 달에 비해 상승세를 보였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지방 아파트의 매매,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경매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며 "가격이 싸거나 입지가 좋은 아파트는 응찰자수가 20~30명에 달할 정도로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지방에는 못미치지면 최근 주택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수도권도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강남 3구의 낙찰가율은 78.6%로 전 달에 비해 0.32%포인트 높아졌고, 최근 주택 거래량이 늘고 있는 분당과 용인은 각각 80.1%와 75.4%로 전 달 대비 1.09%포인트, 2.65%포인트 높아졌다.
새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광명시와 남양주시는 낙찰가율이 각각 86.7%와 82.9%로 지방 아파트 못지 않게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