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 63스카이아트
세상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은 어딜까. 한화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63스카이아트’다. 63스카이아트는 국제미술문화의 활발한 교류와 국내미술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08년 7월에 개관했다. 63빌딩 내 60층에 위치해 해발 264m에서 한강과 서울의 도심 풍경과 현대미술 전시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한화가 63빌딩의 60층 전망대를 미술관으로 변신시킨 것은 미술에 익숙한 마니아층 뿐 아니라 전망을 즐기러 온 일반 관객들에게도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가족 관람객을 타깃으로 난해함보다는 접근성이 쉬운 미술작품 위주의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미술작품을 좀 더 친숙하게 관람할 수 있고 미술관으로서의 품위있는 전시 공간이다. 덕분에 남녀노소의 다양한 관람객 층을 확보하고 있다. 연인을 위한 이벤트를 비롯해 수족관·영화관과 연계한 패키지 티켓 등을 운영한다. 직장인들을 위해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63스카이아트는 일본 롯폰기 힐즈 53층에 위치한 모리미술관을 벤치마킹했다. 모리미술관은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 불리는 아시아 최대의 현대 미술관으로 불린다. 63스카이아트는 일본의 모리미술관보다도 높은 60층에 위치해 서울의 야경과 미술전시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어 해외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관광 코스로, 연인들에게는 꼭 들려야 하는 데이트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한화그룹은 사회공헌 활동의 의미를 ‘칭찬받는 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업시민’으로서의 올바른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서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공헌을 실천하기 위해 미술관 운영 뿐만 아니라 전국 45개 사회복지관 및 아동복지시설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인 '한화 예술더하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국악 미술 연극 음악 등 4개 분야 중 원하는 한 분야를 3년 동안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예술더하기’ 음악 수업에서는 음계 화성 등을 익히는 이론부터 바이올린 플루트 등을 직접 연주해 보는 악기 실기수업까지 진행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악기도 지원한다.
지난 7월엔 한국메세나협의회와 공동으로 총 4차에 걸쳐 전국 45개 사회복지기관 어린이 725명을 초청, 한화리조트 용인에서 ‘신나는 예술캠프’를 개최하기도 했다. 1차 음악심화캠프에선 경북 울진 후포에 있는 ‘영신 해밀홈’ 어린이들이 금난새씨의 지휘로 유라시안 필하모닉 앙상블과 함께 '고향의 봄'을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화그룹의 이런 사회공헌 의지가 담긴 63스카이아트는 11월 7일까지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展을 개최한다.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품을 좀 더 많은 일반인들에게 보여주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고려대학교 박물관의 근현대 미술 컬렉션 중에서 서양화와 조각품 중 대표작만이 선별된 것으로 근현대 화단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는 대학 박물관으로는 가장 역사가 깊다. 폭넓은 내용의 고미술과 현대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근현대 미술 소장품들은 1000여점에 이를 정도로 근현대 한국미술사의 주요 작가 작품을 거의 망라하고 있고 시대적 중요 작품이 많이 모인 유수의 컬렉션이다.
이번 전시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장욱진, 최영림, 문범강 등의 서양화가들과 조각가인 권진규, 송영수, 김정순, 윤석남, 정현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 48명의 작품 65점을 인물, 풍경과 정물, 추상으로 나눠 ‘사람을 만나다’, ‘자연을 거닐다’, ‘꿈을 꾸다’ 주제로 전시한다.
이번 전시회는 어린이들에게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한국 근현대 미술 대표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어른들에게는 우리의 근현대 미술을 알리고 그 가치를 확인해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좀처럼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볼수 있는 기회다.
11월 7일까지 개최되는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 전은 모두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 ‘사람을 만나다’에서는 인물을 표현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술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통해 근대부터 현재까지 시대 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권진규, 김인승, 문범강, 박득순, 송영수 등 거장들이 표현한 인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화폭에 표현된 인물상뿐만 아니라 조각으로 표현된 얼굴상을 통해 다채롭게 한국 근현대 인물상을 만날 수 있다.
상류층의 현숙한 여인을 작품의 주 대상으로 삼았던 김인승의 <여인좌상>, 아카데믹한 구상화가로 인물화에 능했던 박득순의 <나부좌상>, 토속적인 설화나 민담을 흙벽과 같은 질감으로 표현하는 최영림의 <불심>, 농촌의 현실을 가시화하는 작품을 진행하는 이종구의
2부 ‘자연을 거닐다’에서는 풍경과 정물을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자연풍경과 정물들을 통해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시대적 모습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사실적 혹은 추상적으로 표현된 풍경과 정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헤어진 두 아들을 그리워하며 이중섭이 특별히 많이 그렸던 군동 시리즈에 속하는 <꽃과 노란 어린이>, 복숭아의 분홍과 연두색이 가해져 화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박수근의 <복숭아>, 아르누보 식의 구불거리는 식물을 소재로 많이 다루었던 유경채의 <해바라기>, 그림에 어린아이와 같은 눈으로 세계를 보는 천진함이 있는 장욱진의 <나무가 있는 풍경>, 오지호의 <항구>, 도상봉의 <석양의 미륵도>, 특유의 점묘법으로 자연풍경을 그리는 이대원의 <농원>, 전쟁을 모티브로 한 강요배의 <스텔스-부메랑> 등을 볼 수 있다.
3부 ‘꿈을 꾸다’는 근현대 미술 중 다양한 방법으로 화폭을 채우고, 때로는 간략하고 단순하게 사물을 표현하는 추상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자유롭게 구현되는 추상화뿐 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실험정신이 시도되는 추상조각 들도 함께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작으로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인 김환기 작가의 <월광>,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십자가의 변형 형태나 원형 등 상징기호의 배열과 상관관계에 의한 질서를 추상화한 이규상의 후기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A>, 남관의 문인 추상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 <푸른 환상>, 상형기호에서 유출된 권옥연의 유기적 추상화 <우화>,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물방울을 그려 ‘물방울 작가’로 불리는 김창열의 <대한민국> 등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