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② 오바마 부동산 대책 '백약이 무효'

입력 2010-10-15 09:00수정 2010-10-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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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금융 폭탄 터지나

(편집자주: 미국 부동산시장과 금융권이 출렁이고 있다. 주택금융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대두되면서 정치권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은행의 주택차압과 관련된 부적절성이 대두되면서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3회에 걸쳐 미국 부동산금융 사태를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벼랑끝 美부동산시장...주택금융시스템 붕괴 우려

② 오바마 부동산 대책 '백약이 무효'

③ 美 부동산시장 회복은 언제?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회복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이래 가능한 조치는 사실상 거의 다 취했다.

주택 구입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정부가 대출 보증을 서기도 했다.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부양책 약발도 소진되면서 지난 7월에는 주택 거래량이 전년 대비 26% 감소하는 등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조지메이슨 대학의 앤서니 샌더스 교수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주택시장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돌아가야 하며 부양책을 지속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며 정부 개입이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을 중단하면 그에 대한 파장은 상상조차 어렵다는 지적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경우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주택구입자들이 급증하고 가뜩이나 줄어든 소비도 더 위축될 수 있다. 또 대출 보증 등을 통해 주택시장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미 정부가 져야 할 부담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집값 하락을 틈타 은행에서 무리하게 융자를 받아 부동산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경기 둔화로 직격탄을 입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히스패닉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회의에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에 대한 과잉 투자로 경제 위기가 한층 심화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 지방정부의 재정적자도 위기다. 최근 전미도시연맹(NLC)이 미 전역 338개 시(市)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무 당국자의 80%가 2011 회계연도에 재정불균형이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이래 계속된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동산 세수가 감소하면서 재정상태도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지방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고 급기야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 및 소방 관련 지출도 감축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승진도 동결시켰다.

오바마 행정부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민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오바마 정부는 금융권의 부적절한 주택차압과 관련 사법당국 조사에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주택 압류가 예상치 못한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취약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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