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전쟁, 채권전쟁으로 비화되나

입력 2010-10-13 08:35수정 2010-10-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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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엎치락뒷치락 美 국채 매입 전쟁

위안화 절상 압력에서 시작된 환율전쟁이 채권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미국 국채 매입을 놓고 중국과 일본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를 노리는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이 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겉잡을 수 없는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 채권의 해외 수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들어 미 국채를 553억달러(약 62조5000억원)어치를 매입해 미 국채 보유액은 7.2% 증가, 8210억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미국채를 481억달러(5.4%) 매도해 846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9월 미 국채 보유 규모에서 일본을 앞질러 세계 최대 보유국에 올랐지만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일본이 최대 미 채권 보유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7월 일본의 미 국채 매입 규모는 10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앞서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였다.

세계적인 경제 성장 둔화로 미 재정적자는 1조4000억달러(약 1587조원)로 불어난 상황.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뒷걸음질치는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채권 매입을 통한 추가완화 계획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회사채에서부터 모기지에 이르기까지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지수에 따르면 미 국채 수익률은 평균 1.31%로 금융 위기가 시작된 2007년 중반의 5.21%를 큰 폭으로 밑돌고 있다.

BG캔터마켓에 따르면 지난 주 미 국채시장에서는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이 모두 사상 최저를 경신했다.

일본 입장에서 미 국채는 매력적인 투자상품이기도 하다. 미 국채를 달러로 매입할 때 엔 매도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81엔대에 거래되며 15년래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엔이 달러당 82엔대를 경신하자 지난달 15일 환율 개입을 단행,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2조엔을 풀어 해외시장에서 엔을 팔고 달러를 매입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최근 환율개입으로 손에 넣은 달러 대부분을 미 국채에 재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사사키 도오루 채권 환율 조사부장은 “일본의 9월 외환보유고는 394억달러 증가했고 이 가운데 379억달러가 외국 증권이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15일 시장개입을 통해 확보한 미 달러가 이미 미 증권에 투자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 6월말 현재 2조4540억달러였고 일본은 9월 현재 1조1095억9100만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기록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7월 9399억달러에서 올해 6월말에는 8437억달러로 1년새 10.2%가 줄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달러화 위주였던 외환보유고를 다각화하기 위해 달러를 팔고 일본 국채를 대량 매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일본 국채 보유 규모를 대량으로 늘리면서 엔화에 상승 압력을 넣어 엔화 강세를 부채질한다는 비난도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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