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충분치 않다. 어서 시간을 따라잡아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공감했다면 당신도 ‘시간병’을 의심해야 한다. 미국의 내과의사 래리 도시가 정의한 시간병(Time-Sickness)은 ‘시간이 달아나는 것 같은 기분, 충분치 않다는 생각에 가속 페달을 계속 밟아 시간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적 믿음’을 의미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외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511명에게 실시한 시간병 체감 현황 설문조사 결과, 77.7%가 항상 시간에 쫓기는 느낌에 시달리는 시간병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시간병 체감 유무를 분석하면 여성 직장인 80.5%가 ‘현재 시간병을 앓고 있다’고 답해, 남성 응답자(74.5%)보다 더 높았다.
근무 중인 기업형태별로는 외국계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82.6%)에게서 시간병을 앓고 있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공기업 직원이 79.2% △중소(벤처)기업 직원 78.1%이 뒤를 이었고, 대기업 직원이 70.9로 가장 적었다.
직급별로는 △대리급 86.6% △부장급 79.3% △사원급 75.3% △과장급 71.2% 순으로 시간병 환자가 가장 많았고, 임원급은 63.6%만이 시간병을 앓고 있다고 답해 가장 낮았다.
직무별 분류를 보면 △IT/정보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직장인의 무려 94%가 현재 시간병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마케팅 88.6% △영업/영업관리 81.8% △기획/인사79.0% 순으로 시간병을 앓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많아, 주로 촌각을 다투는 직무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서 시간병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스스로 시간병을 앓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 397명에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물었더니 ‘모든 일을 빨리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응답률 51.6%로 가장 높았다. △항상 시간에 쫓겨 산다 40.3% △일을 하다보면 다른 일이 생각나 집중할 수 없다 39.3% △다른 사람의 말을 중간에 잘 끊는다 22.9%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왠지 불안하다 20.9% △기다림이 초조하고 불안하다 20.2% 등의 자각증상이 뒤따랐다.
잡코리아 HR사업본부 김정철 본부장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직장인들은 남들보다 회사에서 더 인정받아야 할 것만 같은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설명하면서“업무를 무조건 빨리 진행하는 것보다는 꼼꼼하고 완벽한 처리가 더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한 가벼운 운동이나 명상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