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달러 규모 오리사 공장 5년째 연기
포스코와 아르첼로미탈 등 글로벌 메이저 철강업체들의 인도 투자계획이 현지 농민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인도 농민들이 철광석 광산 및 제철업체 건설을 위해 현재 경작하고 있는 땅 대신 다른 곳으로 이주하라는 정부의 지시를 거부해 인도 철강생산용량을 현재의 3배 수준인 2억3200만t으로 증가시키려는 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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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개발프로젝트 반대그룹의 프라산스 파이카르 대변인은 “정부가 우리의 땅과 물을 빼앗아 포스코에게 주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새로 제공하기로 한 토지는 물이 부족해 이전 땅보다 농사하기 더 힘들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현재 포스코 프로젝트 반대그룹에는 2만5000명의 농민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의 잇따른 저항에 부딪히면서 아르첼로미탈과 포스코는 공장계획이 연기돼 인도시장 확대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인도 철강시장은 5년래 55% 이상 성장했고 금속 수입은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포스코는 오리사에 120억달러(약 13조5120억원) 규모의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지만 농민 이주 설득작업이 실패로 돌아가 5년째 계획을 진행시키지 못하고 있다.
신한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임정재 펀드매니저는 “공장설립 계획이 계속 연기되면서 투자자들은 포스코의 인도공장 설립이 가능할 지 우려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철광석과 기타 원자재의 주요 공급원임과 동시에 중국의 뒤를 잇는 잠재적 철강수요가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언급했다.
이달 발표 예정인 인도 환경부의 포스코 프로젝트 평가보고서도 포스코가 극복해야 할 난관 중 하나다.
미 에너지국의 조사에 근거하면 인도에 세워지는 1억6000만t 규모의 제철소는 연 6400억갤런의 물을 소비한다.
이는 인도인 1억3300만명이 요리하고 마시는 데 필요한 양과 맞먹는다.
포스코 공장설립계획에 반대하는 농부 중 하나인 마카르 칸디(75세)는 “포스코는 우리의 땅과 물을 원한다”면서 “농업은 우리의 유일한 생계수단이기 때문에 포스코 공장이 들어서면 우리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첼로미탈도 오리사와 자르칸드 지방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제철소를 설립하려는 계획이 연기될 위험에 처했고 인도 최대 철강업체 타타스틸도 신규 공장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