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하락률 축소ㆍ실업률 하락...향후 전망 불투명
지난 8월 지독한 엔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소비자 물가와 고용은 소폭 개선됐다.
해외 경기 둔화와 계속되는 엔고의 영향으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조기 디플레 탈출과 지속적인 고용 개선은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무성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0% 하락했고, 같은 날 발표된 8월 실업률은 5.1%로 지난 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CPI는 18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지만 하락폭은 전달보다 좁아졌고 실업자 수도 337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4만명 감소해 전날 발표된 제조업 지표 부진에 따른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전날 발표된 8월 산업생산 지수는 예상을 깨고 전월 대비 0.3% 하락해 일본의 경기가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를 키웠다.
앞서 지난달 29일 발표된 제조업 대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 역시 3분기에 호조를 이어갔지만 4분기 전망은 2008년 12월 조사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그러나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은 여전히 비관론 일색이다.
총무성의 구리하라 나오키 노동력 인구 통계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직장 형편에 의해 실업자가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라며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데다 실업자 수도 많아 계속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증권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에 대해 “10월부터는 담뱃값 인상을 반영해 일시적으로 하락폭이 줄어들겠지만 이후에는 다시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경기 불안과 그에 따른 엔화 강세가 기업 실적에 타격을 입힐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교 수업료 무상화의 영향이 다소 완화되는 내년 4월에나 물가 하락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가이에다 반리 경제재정상은 이날 오전 내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용 상황은 약간의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CPI에 대해 “물가 하락세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도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지속적인 환율개입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달 15일 엔이 한때 달러당 82.88엔으로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엔 매도를 통해 환율 개입을 단행했다.
환율 개입으로 엔은 85엔대 후반으로 급락했지만 이후 다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성은 지난달 30일, 8월 30일부터 9월 28일까지 실시한 환율 개입 규모가 2조1249억엔(약 29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