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세하락 논란..잔치는 끝났나?

입력 2010-09-30 07:50수정 2010-09-3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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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등 대출규제 여전히 강력...인구수 줄어도 가구수 늘어 수요 탄탄

2000년 3억원이면 살 수 있었던 대치동 우성아파트. 이 아파트의 현재 가격은 13억원을 호가한다. 한때 1주일 사이에 1억원이 오르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부동산 불패 신화'의 단적인 예이다.

이런 부동산 불패신화에 확실한 균열이 생긴것은 지난 2008년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부터다. 2006년 고점 이후 시장이 잠잠해 지더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직격탄에 시장이 고꾸라 진 것. 올해부터는 거래마저 올 스톱되면서 부동산 대세하락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2006년부터 이미 부동산 대세 하락기에 들어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과연 그럴까.

삼성경제연구소는 부동산 대세하락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근거는 강력한 국내 금융 대출규제다. 8.29대책으로 느슨해 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세계최고 수준의 견고한 대출규제로 시장 붕괴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LTV비율은 74.9%, 영국은 79.8%로 국내 LTV비율보다 20~30%포인트 이상 높다. 이런 엄격한 국내 대출규제가 완충작용을 하면서 가파른 가격 상승도, 급격한 거품 붕괴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1인가구 증가도 긍정적이다. 총 인구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세대를 구성하는 단위인 가구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주택구매 수요자는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주택을 사고 파는 주체인 1~2인 가구수는 2010년 1715만가구, 2020년 1901만가구, 2030년 1987만가구 등으로 증가추세가 예상되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퇴장으로 집을 파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연구소는 반박했다. 오히려 이들이 주택 소유에 대한 의지가 강해 자가보유를 선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주택연금의 활성화로 부동산을 처분하기 보다는 노후 생활자금의 밑천으로 주택을 소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695건(8633억원)에 불과하던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2009년 1124건(1조7474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게다가 베이비 붐 세대중 유동성 문제로 주택을 처분할 가능성이 큰 가구 비율이 6.9%에 불과한 것으로 연구소는 추정하고 있다.

대세하락으로 보기에는 기대심리의 하락폭도 크지 않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기대심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뒤 폭락장세가 이어졌다.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행 부동산 구매계획 CSI는 1997년 1분기 20에서 1998년 4분기 8로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기대심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

이는 대량실직에 따른 소득감소, 고금리에 따른 대출금 상환부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부동산 매도 등 행태가 나타나지 않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무주택자 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주목할 변수다. 주택가격이 충분이 떨어졌다는 확신이 선다면 이들이 바로 실수요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 한국의 자가보유비율은 55.6%. 이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실제로 주택보유비율이 120%를 육박하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와 한국시장은 다르게 봐야한다는 얘기다.

이외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64%)이 미국(10.2%)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 가능성은 없지만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을 초래할 위험과 시장 내 불안심리가 상존하고 있다"면서 "거래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등으로 주택시장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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