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불구...日 아성 깨고 글로벌 시장서 각광
LG화학·삼성SDI·SK에너지 등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산요·소니 등 일본 경쟁사들에 비해 10년 이상 늦게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기술격차를 극복하고 일본 기업의 아성을 깨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LG화학은 미쓰비시자동차와 공동 연구를 통해 미쓰비시자동차가 생산하게 될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LG화학이 만든 전기차용 배터리에 전력 제어 장치나 충돌 안전장치를 추가한 배터리시스템을 개발, 실증 실험을 진행하는 한편 이르면 2012년부터 이 배터리시스템을 탑재한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미국(GM·포드·이튼), 유럽(볼보), 중국(장안기차)에 이어 일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이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온 일본 기업의 아성을 깨고 일본 시장에 진출하게 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도 독일 보쉬와의 합작사를 통해 BMW S&T 모터스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SK에너지도 미쓰비시 후소·현대차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잇따라 개가를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일본 진출은 산요·소니 등 일본 기업으로부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안상희 애널리스트는 “미쓰비시자동차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려는 인하우스 전략을 가진 기업”이라며 “그럼에도 LG화학과의 공급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기술력을 입중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관련업계에선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올해 4000억원에 불과하지만 2015년에는 10조원대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