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수요 확대…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 커
LG화학·호남석유화학·한화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탄소소재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 시장은 탄소나노튜브와 폴리머의 복합소재, 탄소섬유 등 기존 석유화학 및 섬유사업의 시너지 효과 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음극활물질 등을 활용한 IT소재로까지 적용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 석유화학사인 호남석유화학은 지난달 탄소복합재 기업인 데크항공의 주식 '50%+1주'와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 2008년 모회사인 ㈜데크로부터 분할된 첨단 탄소복합재 생산회사인 데크항공은 항공기 부품,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자동차 부품(브레이크 디스크)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인수한 장섬유복합재 생산기업 삼박엘에프티㈜, 2008년 인수한 친환경 발포PP생산회사인 하오기술㈜ 등을 통해 고기능성 소재 사업을 강화해 현재 전체 매출의 6%인 이 분야를 2018년 17%까지 끌어올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호남석유화학은 이번 데크항공 인수로 탄소복합소재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면서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확장 기조에서 탈피해 자동차 브레이크, 항공기체 구조 등 탄소복합 사업 등으로 확장하는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런 탄소복합재는 강철보다 4배 이상 고강도이면서 알루미늄보다 50% 이상 가벼운 특징을 가진 탄소섬유를 기초로 한다. 일본에선 10여전서부터 닛산, 도요타, 벤츠, 마쓰다 등 자동차 회사들과 도레이 등 섬유업체들이 탄소섬유를 적용해 자동차 경량화 부품을 공동 개발했거나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LG화학, 한화케미칼, 효성 등 주요 대기업들이 신사업인 탄소소재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7월 세계시장 선점 10대 소재(WPM) 가운데 한 분야인 '에너지 절감, 변환용 다기능성 나노복합소재' 분야의 총괄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소재는 금속, 고분자, 세라믹 등의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을 분산시켜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노복합소재 세계시장은 2015년 약 1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LG화학이 선두 업체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도 기존 섬유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탄소섬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주기계탄소기술워과 공동개발 중인 효성은 현재 현재 전북 전주 팔복동에 연산 150t 규모의 탄소섬유 시험생산(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제품개발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12년까지 1500t 규모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섬유업체인 코오롱과 태광산업도 탄소섬유를 개발 중이다. 웅진케미칼은 올해 200t 규모로 상업생산을 시작하고 2012년까지 2500t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IT와 접목된 탄소소재 시장으로의 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신일본석유와 50대 50으로 투자해 설립한 파워카본테크놀로지를 통해 연간 300t 규모의 고출력 이차전지용 ELDC용 탄소소재를 양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탄소소재 사업에 신규로 진출한 호남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LG화학, 한화케미칼, GS, 효성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가 상승에 따라 에너지 절감 소재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고 탄소소재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변동성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