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대책 그 후]"강남 3구만 막으면 된다" 판단한 듯

입력 2010-08-30 10:56수정 2010-08-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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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규제 버티던 금융당국 입장변화 이유는.."LTV규제로 충분"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한판승이었다.

지난달 21일 부동산 대책 관계장관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DTI(총부채상환비율) 결론을 못 냈다"는 말로 금융당국에 패배를 인정한 정 장관이 한달만에 금융당국(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의 항복을 받아낸 것이다. DTI비율 상향조정 정도가 아닌 한시적 '폐지'다. 건설업계에서도 "놀랍다"라는 반응이다.

DTI 존치를 주장하던 금융당국이 국토부 손을 들어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강남 3구를 DTI폐지 대상에서 제외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시 말해, 금융당국이 강남 부동산 시장만 틀어 막으면 나머지 시장은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실제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최근 "DTI의 경우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도 당분간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TI규제 자체를 없애자고 주장했던 국토부 역시 강남지역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원재 국토부 주택국장은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많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많이 조금만 (규제를) 풀어줘도 가격상승 요인이 크다"며 강남의 경우 부동산 대책의 대상지역이 아님을 재확인 했다.

금융당국이 뒤로 물러난 배경은 또 있다. LTV(담보인정비율)규제가 바로 그것이다. 업계에서는 DTI는 심리적인 규제로, LTV는 실제 돈 줄을 죄는 실질적인 규제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지역 주택담보대출의 DTI 평균은 23%. 현재의 규제비율(40~5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DTI규제가 실제 시장에서는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건설업계에서 LTV마저 완화해야 진정한 거래정상화가 가능해진다고 역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임종룡 재정부 차관은 "부동산규제의 가장 큰 틀은 LTV규제이다. 이 기준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기관 건전성을 위해 LTV규제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LTV규제 만큼은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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