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비씨카드 콜옵션 10%까지 늘린다

KT 통신망과 결제망으로 은행권 옥죄기 대비해

우리은행이 9월 중 비씨카드 지분 20%를 KT에 매각하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맺기로 한 가운데 콜옵션 지분을 10%까지 늘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콜옵션 지분을 10%로 늘리는 이유는 향후 KT가 통신망과 카드 결제망을 결합한 프로세싱 업무로 은행권 카드사들을 옥죌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30일 "매각할 비씨카드 지분 20% 중 10%까지 콜옵션을 늘릴 계획"이라며 "비씨카드가 카드를 발급할 경우에는 10%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콜옵션 지분은 협의가 된 상황이며 영업 제휴 조건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며 "우리금융의 지분을 매입하는 조건도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이 이같은 조건을 제시한 이유는 KT가 자체 통신망과 비씨카드의 결제망을 결합하는 시스템으로 은행계 카드사를 압박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형식의 신용카드업이 아닌 통신과 카드 결제망을 결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비씨카드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KT의 광범위한 통신망과 비씨카드의 결제망이 결합할 경우에 업무 프로세싱 업무가 크게 발달되지 못한 은행계 카드사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KT의 광범위한 통신망이 카드 결제망과 결합하면 향후 카드결제 시스템이 KT로 일원화되는 현상을 빚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은행계 카드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광범위한 KT의 시스템을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KT가 결제 프로세싱 업무를 놓고 은행계 카드사를 압박할 경우에 콜옵션 행사를 통해 KT를 비씨카드의 최대주주에서 끌어내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현재 KT가 매입하기로 한 비씨카드의 지분 38%(우리은행 20%, 신한카드 14%, 부산은행 4%) 중 우리은행이 10%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보고펀드(코리아글로벌 펀드 지분 포함 30.68%)에 다시 최대주주의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

한편 우리은행은 KT와의 협상에서 우리금융 지분을 매입해주는 조건도 함께 검토하고 있으며 매입 지분은 5~9%로 협상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KT도 우리금융 지분을 매입해주는 조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지분 5~9% 정도를 매입하는 것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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