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관리 한계 느껴, 강연 및 SNS 통한 소통 확대
이미지 관리 한계 느껴, 강연과 SNS 통한 참여 확대
# 1. 지난달 23일 삼성 서초사옥 홍보관 딜라이트. 소설가 이외수씨가 ‘젊은이여, 당신의 꿈으로 삶을 리드하라’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10~20대 청년 300여명이 앉아 이외수씨의 강연을 경청했다. 이 행사는 딜라이트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참여 신청을 받았다. 제일기획과 삼성커뮤니케이션팀이 공동 기획했다.
# 2. 지난 18일 삼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블로그 삼성이야기와 올 초 문을 연 트위터 삼성인(@samsungin)에 이은 세 번째 ‘웹2.0’을 통한 소통 창구다. 삼성 관계자는 “SNS들은 각각의 특성이 있어 이들 모두를 이용하게 됐다”며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삼성의 소통 방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이미지를 가꾸기 위한 일방향적 홍보였다면 이제는 쌍방향적 참여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다.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말을 주고 받는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로 소통의 창구를 늘려가고 있다. 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강연을 잇따라 열어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변화는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V 광고와 같은 일방적 전달을 통해서는 삼성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삼성 홍보팀 한광섭 상무는 “이제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도 전체 생태계를 통한 다수 대 다수의 소통이 중요해 졌다”며 “삼성도 늦었지만 지난해부터 온라인 참여를 강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행사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변화에는 기술의 발전도 한 몫 했다. IT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정보의 소비자에서 뉴스의 생산자로 확장시켰다. 콘텐츠의 유통도 다변화됐다. 누구나 참여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 상무는 “모두가 사용자이자 발신자가 되면서 TV, 신문 만을 통한 모델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신뢰를 쌓기 위해 SNS에 하나의 플레이어로 참여해 광범위한 대중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실천은 성과도 낳고 있다. 20일 현재 삼성 트위터 삼성인의 팔로워 수는 1만5078명에 달한다. “갤럭시S 다른 컬러는 언제 출시되느냐”는 질문에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다른 컬러도 나오지 않을까요”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변부터 “가족들과의 휴가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시라도 다녀오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라는 신변잡기까지 다양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 블로그에 올린 삼성라이온즈 양준혁 선수의 ‘야구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누리꾼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와 같은 소통방식을 통해 당면 이슈에 대응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본래 목적인 진솔한 소통과도 거리가 멀뿐더러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삼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닌 잘못된 사실이 전달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슈에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