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업계 감산추세...2년 전과 ‘닮은 꼴’

입력 2010-08-18 09:50수정 2010-08-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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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감산 NOㆍLGD는 YES, 올림픽ㆍ월드컵 매출 저조 등 닮아

이달 들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업체들이 감산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감산 배경과 감산에 따른 현상이 2년 전과 유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8년과 올해에는 각각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를 강타했으며, 베이징 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가 개최됐다는 점도 LCD 생산량 변화에 공통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또 세계적인 감산추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감산을 단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2년 전과 유사하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LG디스플레이(LGD)를 비롯해 치메이 이노룩스(CMI), AU옵트로닉스(AUO) 등 대만 LCD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10~20% 낮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유럽 재정위기 충격으로 인한 소비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08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대규모 감산을 단행했다. 경쟁적인 공급 확대라는 LCD 업계의 내부 요인보다는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이 감산의 직접적 원인인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성근 책임연구원은 “예전에는 크리스탈 사이클(LCD 경기순환 곡선)이 2~3년 주기로 변화됐지만 최근에는 짧게 찾아오고 있다”며 “외부적 요인으로 수요가 줄고 가동률이 높았던 점이 이번 감산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서치(최재혁 기자)
월드컵, 올림픽 등 이른바 ‘스포츠 특수’에 대한 수요 예측이 빗나갔다는 점도 비슷하다. TV 완제품 업체들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고 재고 물량을 쌓았다. 하지만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재고 물량 소진을 위해 판가를 인하했다.

실제 2008년과 2010년 2분기와 3분기에는 LCD 패널가격이 하락추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2인치 LCD TV용 패널은 올 4월말 208달러에서 8월에 186달러로 떨어져 10.6%의 하락폭을 보였다.

LCD 업계 관계자는 “완성품 업체가 재고를 털기 전에는 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LCD 생산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장상황에 대한 예측이지만 외부 요인까지 가늠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감산대열에 동참하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대부분의 LCD 업체들이 감산을 시행했을 때에도 삼성전자는 오히려 시설투자금액을 8000억원 늘리며 공세를 강화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LCD 패널 공급선이 다른 LCD 생산업체에 비해 단순화되어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생산중인 LCD 패널의 80%를 삼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와 소니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LGD는 가장 큰 공급처인 LG전자에 생산물량의 20~30%만 공급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세트 제품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자사와 소니에 LCD 패널을 공급하고 있어 공급량 유지 측면에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유리하다”며 “LGD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공급처를 편성한다면 외부환경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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