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망 불안...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
글로벌 증시가 초토화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도 견고한 것으로 평가됐던 미국 경제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경기전망 역시 불안하기 때문이다.
MSCI월드인덱스는 11일(현지시간) 2.8% 급락했다. 지난 6월 29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난 7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일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판단을 하향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준이 만기가 도래하는 모기지담보증권(MBS)을 국채 재매입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불안감으로 확대됐다.
중국의 제조업지표가 부진했다는 사실은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이머징마켓 역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2.8%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2.5% 빠지면서 지수 1만400선이 무너졌다.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는 확대됐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된 2년 만기 국채 금리를 3bp 떨어진 0.4982%를 기록하면서 0.5%선이 붕괴됐다.
경제에 대한 실망감으로 글로벌증시의 회복 기조가 깨졌다는 평가다. 지난 7월5일 이후 글로벌증시에서 4조달러의 시장가치가 회복됐지만 상승모멘텀은 무너진 셈이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제임스 스완슨 MFS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전세계적인 소프트패치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기업 실적이 줄어들고 경제 회복 모멘텀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도 여실히 반영됐다. 미국 2년물 국채와 10년물 국채 금치차는 2.17%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유럽에서는 유로존 최대 경제구역인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2.43%를 기록해 198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엔화의 고공행진이 지속됐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0.8% 하락해 84.73엔으로 거래됐다. 1985년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선진 경제의 불안이 신흥국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MSCI이머징마켓인덱스는 이날 1.9% 하락했고 MSCI차이나인덱스는 1.3% 빠졌다.
아발론파트너스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 경제 활동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글로벌 경제회복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