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발표 반박.. 기후변화 협상서 불리할까 우려
중국은 자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떠올랐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를 인용, 지난해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이 석유환산 시 21억3200만t으로 미국의 소비량인 21억7000만t에 못 미친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이 석유환산 시 22억5200만t의 에너지를 소비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부상했다는 IEA의 발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다.
조우시앤 중국 국가에너지국 국장은 “IEA는 중국의 최근 에너지 보존 및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상황을 간과했다”면서 “중국의 에너지소비량 및 탄소 배출량을 과대평가했다”고 밝혔다.
국가에너지국도 빠른 경제발전에 힘입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이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라는 타이틀에 이처럼 민감한 것은 기후변화협약에서 자국이 불리한 입장에 놓여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정부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의 루오종웨이 산업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일부 국제기구들이 기후변화협약 협상에서 중국을 목표로 IEA발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정부는 작년 11월 탄소 배출량을 지난 2005년 수준에서 오는 2020년까지 40~45%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정부는 낡은 산업시설을 없애고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에너지 집약적인 제품에 대한 수출 관세 혜택을 줄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앙빙 국가에너지국 개발계획부 부장은 “중국은 향후 5년간 비화석원료의 소비를 늘리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10년간 5조위안(약 890조원)의 비용을 투입해 그린 에너지 개발을 진흥하는 제안서가 중국 국무원에 제출돼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통계가 사실이라 해도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이미 미국과 거의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국 정유업체 BP가 별도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IEA발표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지난해 석유로 환산해 22억t의 에너지를 소비해 미국의 21억7000만t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