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정부의 서민지원정책의 일환으로 고금리대출에서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론을 출시하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연 이자율 40%를 넘는 대부업을 이용하는 고객 대상으로 20%대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론을 출시하고 있지만 출시 2년만에 신청건수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지론 통계에 따르면 정부 서민맞춤대출 저축은행 환승론은 출시 직후인 2007년 6월 296건에서 지난해 6월 126건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올 4월에는 신청이 80건에 그쳐 출시 이후 사상 최저의 신청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시중은행들이 저축은행 환승론 금리의 절반 수준도 못미치는 평균 6~7%대의 금리의 환승론을 출시한데 따른 것으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고객확보 경쟁에서 밀린 격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저축은행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7~9등급의 저신용자 대상으로 환승론을 출시한 것이어서 저축은행의 주요 타겟 고객군과 겹쳐 저축은행의 환승론 고객감소는 예상했던 일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환승론이 출시되었을 당시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결국 시중은행들의 금리가 훨씬 낮아 고객들이 시중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저축은행업계는 환승론 고객 이탈에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대부업 고객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환승론을 통해 저축은행으로 갈아탔을 시 저축은행의 연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러한 저축은행의 환승론 인기가 뚝 떨어진데는 시중은행의 환승론 출시에 앞서 저축은행들이 고의적으로 홍보를 외면한 데 따른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지적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정부지원의 환승론을 홍보하기 보다 훨씬 높은 30%대 금리의 환승론을 홍보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정책을 따라가지만 홍보하지 않겠다는 것.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차원에서 저신용자 환승론을 실시하고 있지만 낮은 금리여서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대부업 고객군이 불안한 고객군이라 저축은행들이 반기는 상품은 아니다"라면서 "대부업 고객을 고금리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자는 정책을 사회공헌적 차원에서 따라가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홍보하기를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