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4개 공장 3일간 조업중단

입력 2010-07-13 08:32수정 2010-07-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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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핵심부품 납품 지연 탓.. 혼다 후지중공업도 영향

일본 닛산자동차가 일본 4개 공장의 조업을 14일부터 3일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닛산은 12일 히타치제작소에서 조달해온 엔진 부품의 납품이 늦어져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14일부터 조업이 중단되는 공장은 도치기현 도치기공장, 가나가와현 옷파마 공장 후쿠오카현 규슈공장과 닛산차체규슈 등 4곳이다.

조업 중단에 따른 감산 대수는 1만5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4개 공장의 조업을 다음 주부터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8월 중순 이후 반도체 조달분에 대해서는 협상 중”이라고 밝혀 조업 중단이 재현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히타치가 닛산에 납품을 지연한 것은 엔진 내에서 연료 분사의 양과 타이밍을 조정하는 핵심부품인 ‘엔진 제어 유닛(ECU)’.

닛산은 일본과 북미에서 ECU의 대부분을 히타치의 오토모티브 시스템스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히타치는 ECU에 반드시 필요한 ‘커스텀 IC(특정 고객을 위한 반도체)’를 해외 대형 반도체 메이커에서 매입하고 있다.

히타치 오토모티브 시스템스의 혼다 야스히코 전무는 납품 지연 이유에 대해 “반도체 수급난 때문”이라며 “반도체 업체들이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에 현재의 세계적 커스텀 IC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커스텀 IC는 고객의 사양에 맞춰 2~3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특정 반도체 메이커에서 전량을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발주처를 여러곳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서는 혼다와 후지중공업이 히타치로부터 ECU를 조달하고 있다.

혼다는 “ECU 재고를 조사하고 있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으며 후지중공업은 “타사에서도 ECU를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차재용 반도체 세계 출하규모는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9년에는 전년 대비 23% 감소한 149억달러로 침체됐다. 2011년에는 중국의 자동차 수요 확대 등을 배경으로 204억달러 이상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전자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완성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는 자동차 전기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액정부품 부족으로 소니 등이 일부 LED TV 출시를 연기했고 파나소닉도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 출시를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대기업들은 부품 메이커와의 신뢰관계를 전제로 정보공유를 통해 '저스트 인 타임'이라는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따라서 해외 반도체 메이커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한 납기지연이라는 사태를 부른 히타치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 체제 부실 등의 책임을 묻는 비판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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