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공 "워싱턴이 베이징보다 더 위험"
미국과 중국이 또 붙었다. 이번에는 '신평사 전쟁'이다.
워싱턴이 베이징보다 더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신용평가기관인 다공은 국채에 대한 첫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의 신용등급을 중국보다 밑으로 제시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공은 미국이 자본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동시에 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 스위스와 오스트레일리아 등 11개의 다른 국가와 함께 국가부채 증가와 저성장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찌안쫑 구안 다공 회장은 "현재 서구 주도의 신용등급 시스템이 글로벌 위기와 유럽 재정사태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잘못된 신용 정보를 제공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공은 실질적이고 공정한 등급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공은 지난 1994년 설립돼 중국 기업들의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책정해왔다.
다공은 50개국에 대한 신용등급 심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이머징국가들에 대해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서방 기관에 비해 높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다공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 책정한 등급 역시 서방 기관에 비해 낮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공은 미국 국채 등급을 'AA'로 제시하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잡았다. 이는 무디스 등 서방 기관이 제시한 'AAA'보다 낮은 것이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디폴트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다공의 이같은 움직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무디스와 S&P, 피치 등 3대 신평사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다공의 목표라는 평가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 위기로 3대 신평사의 위상이 추락한 지금이 다공의 위상 정립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마노즈 쿨카니 SJS마켓 리서치 책임자는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서방 신평사가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공의 성장을 위한 여지는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양국의) 이해관계를 타져 진실을 가려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다공은 중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AA+'로 미국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무디스와 S&P가 중국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각각 'A1'과 '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