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이 29일 국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정운찬 국무총리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총리로 취임하면서 '세종시 총리'로 불릴 정도로 사전 역할을 부여 받은 채 일선에 나선 것으로 보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에 부결되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지만,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그동안 주변 인사들에게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수정안 부결시) 책임을 지라고 하면 책임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또 이날 표결이 임박해서는 "결과에 따라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여당이든 야당이든 사퇴 축구가 이어진다면 자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야의 전당대회 결과 등 여러가지 정치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수정안 국회 처리를 정 총리의 거취로 곧바로 연결하기는 어렵지 않는냐는 관측이 많다.
6.2 지방선거에서의 여권 패배로 세종시의 운명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정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업무에 전념해 달라"고 신임을 표시한 만큼 수정안 부결이 정 총리의 거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정 총리가 지난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됐을 당시 "미래로 가는 탄탄대로를 외면하고 왜 굳이 과거의 길로 가려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본회의 표결 통한 세종시 논란의 조기 매듭을 요구하고 다른 국정과제 수행에 전력해 온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 "정 총리 문제는 (유임으로) 이미 정리된 문제"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