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냐 밀이냐 놓고 상호비방...식약청 "소비자 기호일 뿐"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을 출시한 대상 청정원은 이달 초 기자들을 대상으로 순창 공장에서 열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상은 출시 1년만에 시장점유율 1위(CPS데이터 기준) 탈환이 가능했던 것은 고추장에 20%이상 들어가는 수입 밀 대신 국산쌀로 원료를 교체한 것이 주효했다며 경쟁사인 CJ와 구체적인 비교를 통해 자사제품의 품질을 강조했다.
60년대부터 쌀의 자급자족이 어려워서 고추장에 밀을 사용한 것이지 원래 전통적인 고추장에는 쌀을 사용했다는 것. 또 경쟁사(CJ)가 사용하는 수입밀가루에는 방부제 등 첨가물로 인해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게 대상측 설명이다.
또 대상은 CJ가 ‘밀쌀’이란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밀을 ‘쌀’로 오인하게끔 표시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는 대상이 1등 회사를 흠집내기 위한 전형적인 2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식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CJ관계자는 “자사 제품의 PR을하고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국수, 빵, 과자 등 광범위한 식품재료로 사용되는 자원에 대해 근거없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식품기업으로서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깨끗한 밀을 선별해 수입하고, 안전하게 국내에 들여와 제분하는 국내가공밀가루가 막연하게 '수입밀가루'라는 이름으로 비난을 받아야 할 입장은 아니라는 게 CJ측 설명이다.
또 ‘밀쌀‘ 표시와 관련해서는 엄연한 고유명사로 쌀로 보여지기 위해 밀쌀로 표기하는 것이 아니며 쌀고추장 출시 이전부터 계속 성분표시중 표기해왔던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고추장 원료를 둘러싼 이같은 기업간의 갈등은 과도한 마케팅 때문에 벌어진 것일뿐 원료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어려서부터 쌀을 많이 접하는 우리나라 식습관상 상대적으로 밀가루에 더 알러지 반응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서구에서는 쌀에 알러지를 더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쌀과 밀가루, 밀쌀은 모두 식품공전에 수록된 원료들로 식품에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따라서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다고 말할 수 없으며 결국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기호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