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4~5일 부산에서 열린 회의에서 은행세에 대해 국가별 특성을 인정한 자율적 도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도 국제 공조라는 틀 안에서 은행세 도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20 회원국들은 4~5일 회의에서 '원인자 부담 원책'에 따라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 위기해결 비용 중 일부분을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 캐나다와 호주 등 은행세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던 국가들도 이같은 원칙에 대해서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 중 은행세 논의에 대해 ▲납세자 보호 ▲금융시스템 리스 축소 ▲신용흐름 유지 ▲개별국가 상황 고려 ▲공정경쟁 촉진 등 금융권 분담방안 원칙을 5가지로 구체화하는 합의를 도출해냈다.
우선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하기보다 각국 경제 상황에 맞는 자율적 방안을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회원국들에게 부여했다. 윤증현 장관은 G20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국이 처한 상황을 볼 때 금융권 부실 문제가 전혀 없는 국가가 있는 반면 부실 문제가 심각한 국가도 있었다"며 "이를 감안해 금융권 분담방안 도입이 국가마다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은행세의 자율적 방안을 도입함에 있어 캐나다가 주장하고 있는 우발적 자본(contingent capital) 등도 포함될 전망이다. 우발적 자본이란 평상시 채권으로 간주하지만 금융위기시에는 은행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증권으로 은행세 등 직접 규제보다 강도가 약하다.
따라서 한국 정부도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방지하는 차원으로 독자적인 은행세 도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 위기해결 비용 일부분을 분담해야 한다는 국제 공조 아래에서 비예금성 부채에 대한 은행세를 도입해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방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IMF는 이번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을 반영한 최종 보고서를 오는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은 "새로운 자본 규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오는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마무리할 수 잇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