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⑤패션-소비자 눈높이 못 맞춰 고전

입력 2010-05-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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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전략 외면…디자인 현지화도 실패

국내 의류시장에 6배에 달하는 중국, 국내 의류업계는 1990년대 말부터 중국진출을 본격화했으나 현재 안정적으로 진입한 업체는 몇 곳에 불과하다.

국내 의류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고가가격책정, 디자인현지화 실패 등으로 중국사업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중고가 브랜드의 경우 대부분 고가의 원부자재를 조달하고 국내에서 생산해 기본적인 원가가 높은데다 백화점 판매수수료 부담으로 가격이 물가 대비 비싸게 책정된다. 동일한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하려면 수출비용이 더해져 가격이 상승,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시장성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려면 글로벌 브랜드처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고가정책을 유지하거나 국내 중저가 의류 브랜드처럼 디자인을 현지화해서 해외에서 저렴한 원부자재를 조달, 생산원가를 낮추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 브랜드들은 글로벌 제품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음에도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 영업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G패션은 지난 2007년 ‘헤지스’ 브랜드로 중국에 진출, 가격을 국내 소비자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해 고급 이미지를 내세웠다.

본격적으로 중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고가정책을 고수, 올해 말까지 고소득층이 쇼핑을 위해 방문하는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6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1997년에 진출, 현재 갤럭시와 라피도, 빈폴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진출 초기부터 13억 중국 인구 중 상위 5%에 해당하는 소비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백화점과 대리점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상류층 5%를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으로 올해 빈폴 매장을 50개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이미 로컬 및 글로벌 브랜드로 빠르게 포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거에 비해 시장 안착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인데도 국내 의류업체들은 기존 프리미엄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PRIT’ 브랜드를 비롯해 중국을 대표하는 고가 브랜드 ‘Youngor'가 주요 백화점에 모두 입점해 고가시장을 공략했으나 최근 유럽 브랜드에 밀려 중가 백화점 및 가두점으로 영업망을 바꾸어 전개하는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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