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역설...매매.전세 '커플링 하락'

입력 2010-05-28 11:18수정 2010-05-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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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 탓...매매가.전세가 동반추락은 이례적 현상

2년간 모아 둔 3000만원을 고스란이 전세값으로 돌린 직장인 강태공(가명.35)씨. 그 박탈감에 당장 내집 마련에 나설 법도 하지만 강씨는 여전히 집 살 생각이 없다.

집값 버블 공포 등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들려오고 있기 때문. 집을 살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에 금리도 오른다는 데 빚내서 집 산다는 것은 정말 아니올씨다 라는 것이다. 특히 주변(파주신도시)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많아 전세 걱정도 없다.

그야말로 바닥을 기고 있는 아파트 매매시장에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전세가격과의 격차가 줄어 전세사는 사람들의 매매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최근에는 이런 논리가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고 있다. 특히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는 전대미문의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침체 국면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8일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값 대비 전세값 비율은 54.8%로, 2006년 11월(55.5%)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적인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값은 상승세가 꺾여 약보합 내지 내림세로 돌아선 반면 전세 수요는 꾸준히 늘어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 특히 보금자리 주택으로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한은은 조만간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집값 하락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전세가격 마저 하락하는 특이한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전세 수요가 줄었다기 보다 신도시나 뉴타운 등 수요가 많은 곳에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이 많아 전세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것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5월 마지막주 서울 전세가 변동률은 -0.02%로 작년 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1년 4개월여 만에 일이다. 같은 기간 신도시(-0.01%).인천(-0.01) 역시 2009년 12월 이후 5개월여 만에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입주 폭탄이라고 불리는 서울과 신도시 입주물량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입주물량은 전국 32만1081가구로 이 가운데 수도권 지역만 17만가구가 넘는다. 다만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3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어 국지적인 전세난이 염려되고 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최근에 매매시장의 현상의 원인은 극심한 부동산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부동산은 심리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시장이다. 앞으로 금리마저 올릴 가능성이 커 전세수요자들이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쉽게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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