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환율전망 세미나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와 천안함 사태에 이은 남북 긴장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비정상적인 상황인 만큼 1250원을 분수령으로 안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이코노미스트)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환율전망과 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원·달러 환율 1250원선이 분수령"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비정상적인 분위기인 만큼 다시 환율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당국도 1250원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시장에) 개입을 했던 것"이라며 "리먼사태와 IMF 외환위기 때도 살아난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기적(한달 가량)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100원 이상 상승할 수도 있지만 결국 1250원선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경제의 자생력·회복력을 믿는다면 원·달러 환율 1250원 위에서는 매도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오 상무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 긴장보다는 유럽발 금융위기의 진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오 상무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보면 유럽발 금융위기가 8, 남북 긴장이 2정도"라면서 "유럽발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것이 (환율 안정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현재 유럽발 금융위기가 그리스에서 스페인으로 옮겨간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글라이막스를 거쳐 진정되는 기간이 남아있다"면서 "한달 정도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상무는 또 "앞으로 예정된 G20 장관회의에서 환율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는 내용이 합의된다면 빠르게 안정될 수 있지만 달리 기대에 못미친다면 7~8월까지 불안한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 상무는 남북 긴장과 관련 "교착상태가 상당기간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환율 변동성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균형 수준을 결정하는 재료로서 중장기적으로 균형환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의 금융위기가 선진국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부채축소)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오 상무는 "최근의 금융위기는 중국경기에 대한 불안, 즉 하반기 중국경제가 둔화와 함게 선진국의 디레버리징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면서 "선진국의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않으면서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더블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도 유로화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로화의 경우 1달러당 1.15유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원·유로 환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상무는 당분간 대부분의 국가에서 출구전략 시행이 늦춰지거나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경기도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재현되며서 선진국은 출구전략 논의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출구전략을 시행한 국가들도 많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세계 어느 나라의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이 어렵다"면서 "한국은행도 올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그 시점은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미국·중국·한국·일본 등의 경기는 상고하저의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최근 환율과 주가도 이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원 상무도 "국내에서 달러화 공급우위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저평가된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하반기에는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상무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지평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불안한 원화 급등락 현상의 반복을 억제해야 한다"며 "엔화에 대한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를 억제해야 우리 경제 및 외환 시장을 안정시킬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