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역대 최대 투자.. 쇼맨십 아냐?"-WSJ

수익성에 부담될 듯....영향력 확대로 독점 지위 확산 노려

삼성전자가 발표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발표한 야심찬 계획은 전자업계가 되살아난 소비에 대응하는 가운데 업계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하기 위한 쇼맨십일 수도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올해 반도체 칩 제조부문에 11조원, LCD에 5조원, TV와 이동전화사업에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개발(R&D) 부문까지 포함하면 올해 자본투자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67% 증가한 수준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다.

WSJ는 삼성전자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해진데다 반도체 메모리 및 LCD TV용 부품업계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일본의 전기업체 샤프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 LCD TV의 핵심 부품이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샤프는 17일 오는 3분기(7~9월)부터 LCD 패널이 심각한 공급부족에 빠지기 시작해 이 상황이 2011년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이 업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회복이 예상되는 TV 판매를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주요 전자부품 메이커에게 제품 사이클의 단축을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결국 생산능력 확대로 가격 결정력을 해치는 것과 동시에 수익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경기동향에 민감한 업계의 입장에서 설비투자의 확대는 긍정적인 영향뿐 아니라 악영향도 수반한다는 얘기다.

HMC투자증권의 그렉 로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에는 다소 쇼맨십적인 요소가 있다”며 “이는 경쟁사에게 스스로 사업에서 물러나라는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장비 메이커에 대해서는 (삼성에) 대량의 부품을 조달하므로 타사에는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17일 주가는 3.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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