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라인업 승부, KT-서비스 강화 ‘맞불’
지난해 11월 KT가 애플 아이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바람 몰이에 불을 붙이자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삼성 옴니아2에 5억원 가까운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점유울 사수에 나섰다.
당시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아이폰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1년 전에 출시한 블랙베리 수요가 지지부진한데다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아이폰은 선풍적 관심에 힘입어 불과 6개월만에 5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에서도 아이폰을 영업전략의 필수 요소로 인식하는등 스마트폰 확산에 성공적 입지를 가져왔다.
SK텔레콤의 옴니아2도 같은 기간 60만대를 돌파하며 수치상 대등한 자리에 올랐지만 지난3월말 기준 약 25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통신사로서는 스마트폰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다.
이런 통신시장에서 스마트폰 전쟁 2라운드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이미 KT와 SK텔레콤은 장외 신경전뿐만 아니라 전략 발표, 마케팅등 모든 분야에서 전운이 감지되고 있다.
먼저 포문을 나선 KT는 지난 22일 한국무역협회 초청 강연에서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선인터넷망이 얼마나 잘 갖춰졌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국내 3G망은 얇은 포장도로에 지나지 않는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무선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무선인터넷망을 구축하지 않은 SK텔레콤이 많은 스마트폰 단말기를 보유하더라도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인 셈이다.
이에 반해 KT는 10%가 3G망, 70%가 와이파이, 20%가 와이브로망을 사용하는등 다양한 무선정책으로 트래픽 과부하를 최소화 하고 있다.
이 회장은“KT는 통신료를 종전대비 90%가량 내려왔다”며“훌륭한 네트워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대를 가능케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2분기 10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물량 승부’에 나선 것이다.
기종도 국내외 단말제조사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라인업을 갖췄다. 안드로이드 OS를 중심으로 하반기 대반격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SK텔레콤이 발표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활성화’를 보면 안드로이드 OS를 중심으로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을 도입해 스마트폰 이용과 무선인터넷 사용을 확산시킨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휴대폰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 기능이 탑재된 다양한 IT 기기에서도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과금, 가입절차 및 요금제 인프라를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에만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로 200만대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며 오는 2013년에는 25종 이상 스마트폰을 출시해 전체 단말기 판매에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 MNO CIC 하성민 사장은 “다양한 단말기의 확산에 따른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이끌겠다”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무선인터넷은 개방과 확산, 상생을 통해 무선데이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