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노선 축소되거나 폐지 잇따라 ... 활성화 대책 안간힘
지방공항들이 항공노선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국내선의 폐지 내지 축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객이 적은 지방 노선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면서 지방 공항들의 파행 운영마저 우려되고 있다.
광주공항의 경우 지난 2007년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국제선 기능이 무안공항으로 완전히 이관됐다. 국제선 이전으로 인한 기능 축소에 설상가상으로 소음 문제까지 거론되며 공항 이전 논의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공항측은 공항 활성화를 위해 에어부산 등 저가 항공사를 중심으로 노선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광주공항 관계자“국내 항공사들이 국내선을 국제선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노선을 유치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광주공항은 새로운 노선을 유치하기 보다 기존 노선을 증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특히 제주 노선이 다른 지방 공항보다 월등히 많은 매일 왕복 8회씩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제주노선에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광주광역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광주와 호남 지역은 물론 충남지역 이용객도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사천공항도 필사적이다. 경상남도의 유일한 공항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월부터 김포~사천 노선을 폐지하는데 사천시와 합의했다.
사천공항은 현재 서울김포~사천 노선 매일 왕복 6회, 사천~제주 노선은 금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왕복 2회씩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폐지되는 김포~사천 노선 대신 사천~제주 노선을 주 2일 왕복 2회씩 운항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천공항 측은 항공조선 분야의 비즈니스 이동이 많은 지역 특성상 서울 노선의 폐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사천공항 관계자는 이 같은 노선 축소에 대해“사천시 뿐만 아니라 도(道) 차원에서도 회의를 열고 항공사 지원책을 논의중”이라면서도“대체 노선을 위해 저가 항공사와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이들 항공사도 항공기 여력이 없어 지금 당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공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울산공항은 이용객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울산공항 측에 따르면 2005년 1만편이 넘던 연간 운항편수는 지난해 9100여편까지 감소했으며 탑승률도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인 73%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는 11월에는 KTX울산역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공항 이용객은 더욱 급감할 전망이다.이에 울산공항 측도 저가항공사 노선 유치와 20인승 내외의 소형전세기 투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방공항들의 이 같은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국내 항공사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이미 국내선 시장이 포화 단계에 이른 시점에서 국내선을 증편하거나 신규 취항하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 항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저가항공사의 경우 항공기재나 인력이 대형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지방공항 간 지선의 경우 이용객의 절대수가 많지 않을뿐더러 탑승률도 그리 높지 않아 공항마다 투입되는 인원이나 설비 등을 고려하면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저가항공사들 역시 지방공항들을 외면하고 김포와 제주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조차 지선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방공항의 국내선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요 상황에 따른 임시편이나 전세기 등 부정기편 위주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