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까닭은

입력 2010-04-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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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위험 여전...구글 견제 의도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체 제작한 첫 스마트폰 ‘킨’을 공개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킨은 ‘킨원’(Kin One)과 ‘킨투’ (Kin Two) 2종으로 생산된다. 둘 다 터치스크린과 슬라이드형 자판ㆍ어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등 기존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표준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킨이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점은 한층 강화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기능이다.

킨의 기본화면에는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ㆍ트위터 등의 SNS 연결 시스템이 설정돼 있다. 화면 중앙에 위치한 녹색 동그라미를 누르면 사진이나 웹링크ㆍSNS 메시지 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

▲MS가 휴대폰 '킨'을 출시하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바 바흐 MS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 부문 사장은“삶의 순간순간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세대를 위해 특별한 휴대폰을 제작하려 했다”고 말했다.

MS는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윈도폰7'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공개된 윈도폰7은 전문가들로부터 매우 색다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킨이 윈도폰7을 탑재하지는 않는다. 사실 킨은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MS의 승부수라기 보다는 스마트폰 시장의 전체적인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의 일부로 제작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MS의 한 관계자는 “윈도폰7을 제작하면서 SNS 세대를 공략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며 “윈도폰7이 단순한 삶을 즐기는 데 도움을 준다면 킨은 폭넓은 사교생활을 누리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먼 라마스 모바일기기 전문가는 “MS가 이제껏 쌓은 경험을 잘 살려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하는 데 성공했다”라며 “소비자의 마음을 꿰뚫은 MS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라고 칭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MS의 이같은 '분산 전략’에 의문을 표했다.

로라 디디오 ITIC 애널리스트는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있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며 “틈새시장을 노린 휴대폰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MS가 시장에 늦게 진출해 성공을 올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MS의 MP3 플레이어 ‘준 HD’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아이팟에 밀려 신통치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MS의 검색엔진 ‘빙’ 또한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음에도 시장에서 약간의 호응을 얻는 데 그쳤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MS와 손잡고 검색엔진 협업을 맺은 야후의 트래픽이 구글을 제쳤다는 것이다.

MS는 ‘XBOX의 기적’이 다시 한번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2001년 MS가 XBOX를 선보일 당시 비디오 게임 시장은 소니와 세가 닌텐도가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MS는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얻는 데 성공했다.

MS는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디오 애널리스트는 애플과 구글의 성공이 MS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MS가 두 기업이 가진 최첨단ㆍ혁신의 이미지를 닮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소형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폰의 시대”라며 “이 분야에서 뒤쳐진다면 21세기에 걸맞는 기업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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