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일자리 경쟁과 치솟는 집값에 지친 중국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대도시를 떠나고 있다.
고학력 근로자들이 상하이, 베이징 같은 대도시를 벗어나 일자리와 집을 구하기 쉬운 중소도시로 가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마신씨는 최근 이직과 관련해 휴대폰으로 통화했지만 실패했다. 그녀는 그녀의 고향인 지린성의 창춘대학교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마신씨는 베이징에서 8년간 생활했다. 그 중 학업으로 6년을 보냈고 나머지 2년은 일본언론사에서 보조 저널리스트로 근무했다. 매월 806달러(약 91만원)의 소득을 벌었다.
고향에서 취직하는 것이 실패로 끝난 후 마신씨는 “너무 늦기 전에 베이징을 떠나고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그녀만 대도시를 떠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허난비즈니스데일리와 시나닷컴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화이트칼라 근로자 중 57.83%가 중소도시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사이트인 51잡닷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구직자 중 50%가 대도시에 있는 일자리를 찾느냐는 질문에 ‘아니오’ 라고 답해 지난해 초의 31% 답변결과와 대조를 보였다.
중국 사회과학원 인구 및 노동경제 연구소의 장이 연구원은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사람들이 확실이 대도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면서 “1970년대와 80년대 뉴욕시의 인구이동이 시 외곽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면 중국은 대도시를 탈출해 중소도시로 향하고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베이징 제5순환도로 밖에 있는 후이롱관 지구의 중고아파트 가격은 1㎡ 당 3000달러를 넘는다.
반면 창춘 차오양구의 새 아파트는 1㎡ 당 835달러로 후이롱관 아파트 가격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마신씨는 “90㎡ 크기의 아파트, 그것도 도시 중심에서 떨어진 아파트를 산다 해도 아파트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지금 버는 소득 전부를 50년 동안 모아야 한다”며 높은 집값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불합리한 호구제도도 문제다. 대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 해당 대도시의 호구를 갖고 있지 않다면 사회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고 교육, 의료, 고용, 주택구매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마신씨는 “나는 베이징 호구가 없어서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맞을 수 없었다”면서 “자신이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아이들이 베이징 호구가 없어서 불이익을 받는다면 참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호구제의 비합리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녀는 “내 친구들은 결혼도 했고 아파트도 있다. 그러나 나는 30살이 가까워지는데 여전히 혼자고 아파트 월세로 월급의 3분의 1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고향에 가면 최소한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다”고 창춘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중소도시의 발전도 화이트칼라의 탈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개인 및 외국 투자자들이 중소도시로 눈을 돌렸다.
정부가 균형적인 지역발전을 강조하는 것도 지방 중소도시의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스촨 이코노믹데일리에 따르면 포춘지에 등재된 500대 중국기업 중 139개 기업이 스촨성 성도인 청두시에 사무소를 열었고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IBM은 샨시성 성도인 시안시에 새로운 R&D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춘시에도 러시아, 일본 및 남북한과 연계한 특별개발구가 세워질 전망이다.
양쯔강 델타 지역에 접해있는 충칭, 청두, 항저우 같은 중소도시들은 베이징 및 상하이 등 대도시를 떠나고 싶어하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도시에 남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민대학의 조우 샤오정 교수는 “대도시를 떠날 지 말 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면서 “베이징 같은 대도시는 높은 집값, 불합리한 호구제, 극심한 경쟁 같은 불만요소가 있지만 성공의 기회도 그 만큼 크다”라고 말했다.